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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길
젊은 날 뜨거운 열정으로 달려왔던 지름길. 이젠 그 지름길 벗어나 돌아가는 길의 여유로움을 느끼고 싶습니다. 풀꽃들과 같이 노을을 바라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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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고쓰다'에 해당되는 글 39

  1. 2008.02.13 아..그대 그렇게53
  2. 2006.09.19 철길18
  3. 2005.09.02 가을향기17
  4. 2005.08.12 해바라기20
2008. 2. 13. 15:00 찍고쓰다

... 그대 그렇게

세상의 어떤 언어로도

오만이 극에 달한 인간의 입으로는

차마

그대에게 드릴 사죄의 말이 없습니다.

그대

육백여 년의 그 큰 기다림으로

반만 년의 혼을 이어가는 한가슴으로

품으며 다독이며 함께 웃으며 눈물 흘려 온 세월을

한순간 아무 것도 아닌 허무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왜적의 침략

병자년 난리앞에서도

동족의 피비린내 앞에서도

의연히 살아야 한다고

가난하고도 비루한 생명

그나마 이어가야 역사가 된다고

맞고 깨지고 찢어지면서도

그렇게 지키고 섰던 자리에서

그대 너무도 무참하고도 허망한 죽임을 당했습니다.

울분이 하늘을 뒤집어도

눈물이 강을 이루어도 이미 떠난 그대는

긴긴세월을 품은 가슴 숭례문(崇禮門)

소지 한 장앞세움도 없이 허허바다로 떠났습니다.

육백년

그대 생의 열반은

죽음마저 숭고해 다비의 불꽃이였습니다.

이제 그대 앞에 무릎 꿇고 머리 조아리노니

육백년의 그 세월 아픔도 설움도 슬픔도

모두 품어 안은 가슴 불길로 다 태우고 고이 가시라.

부디 고이 가시라.

- 예를 숭상하는 마음을 앞세워 눈물로 그대를 배웅하며...

풀꽃








우리 문화재의 현주소를 각성하며 `정태춘`의 `아- 대한민국` 음반 중 한 음악을

숭례문에 대한 진혼곡으로 대신하여 올린다.


정태춘/인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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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9. 19. 02:15 찍고쓰다



철길

- 풀꽃

내 꿈은 늘 검거나 희거나
그래, 흑백의 시간이었어.


네가 떠나던 그 길도 무채색이었고
등 뒤에서 흔들리던 내 손사래도 흑백이었지


무참했던 별빛이 되살아 나고
빈 철길 곁으로풀꽃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열정의 여름 날이 다시오면

비로소 내 눈이 뜨여
붉디붉은 오미자 차잔 속에
개망초 꽃 하나 띄워 놓으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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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9. 2. 01:32 찍고쓰다

가을향기

- 풀꽃


봄은 땅 속에서부터

피어 오르고

가을은 하늘로부터 흘러

숲으로 내리는 줄

믿었습니다.

오늘

새벽이 비껴서는 낙동의 물길 위에서

가을을 보았습니다.

가을이

제 마음 닮은 물길 위로

먼저 내리는 것을

보게 된 거지요.

신비스런 발견이라 말씀 드리면

그대는 그저 눈빛으로 웃고만 계실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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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8. 12. 02:11 찍고쓰다


태양처럼외롭지않고서는

고흐처럼홀로이지않고서는

너를 볼 수 없다.

까맣게 타 버린 가슴팍

훤히 열어 보여도

단지

그리움으로 익어간 것이라는

가벼운 이야기

여전히

잘려진 고흐의귓가를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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