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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길
젊은 날 뜨거운 열정으로 달려왔던 지름길. 이젠 그 지름길 벗어나 돌아가는 길의 여유로움을 느끼고 싶습니다. 풀꽃들과 같이 노을을 바라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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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고쓰다'에 해당되는 글 39

  1. 2004.09.09 연(緣) - 모기를 잡으며2
  2. 2004.09.04 집착으로부터 - 詩1
  3. 2004.09.04 침묵 - 詩2
2004. 9. 9. 11:00 찍고쓰다

연(緣)

- 모기를 잡으며

詩/풀꽃



한 겁(劫) 윤회(輪廻)의 어디쯤에서
우리는 만난 걸까

서른 날을 비 내려 우울하던
장마 걷어 내고
태양(太陽)이 지표(地表)와 가까운
연(緣)으로 다가설 때

그대는
습지(濕地)의 갈대밭으로부터
피의 연(緣)을 찾아오고 있다

윤회(輪廻)의 저편
전생(前生)의 그늘 뒤에 지녔던
죄업(罪業)의 기억(記憶)들은 강(江)을 건너
망각(忘却)한지 아득한데

그대는
피를 갈구(求乞)하는 유희(遊戱)를
새벽이슬을 맞도록 그치지 못하고

이 몸은
치사량(致死量)의 독약(毒藥)을 뿜어
그대를 죽음으로 밀어 넣으며
대신(代身)하여 환생(還生)을 꿈꾼다

한 억겁(億劫) 지나 윤회(輪廻)의 어디쯤에서
다시 만나게 될 우리의 연(緣)을 위하여

- myungs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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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풀꽃길
2004. 9. 4. 22:00 찍고쓰다

집착으로부터

詩/ 풀꽃

떠나자 떠나자

퇴적층 이룬 설움 등짐 지고

떠나자

맨 발바닥 피 고여 흐른 들

죽음 보다 더하랴

삭풍에 살 에인 들

증오 보다 더 하랴

걷다 보면

한없이 걷다 보면

언젠가 촉촉한

생명 같은 봄비도

목숨 같은 햇살도

다시

만나지 않으랴

떠나자

호흡만이 진실인,

우리 세상에 처음 내뱉은

언어로만

이루어 질 만남을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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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풀꽃길
2004. 9. 4. 14:36 찍고쓰다


침 묵

詩 /풀꽃

강속 깊이로 하늘이 가라앉다

강도 하늘도 회색으로 침몰되고

잎 없이 핀 꽃들

그 화려함도 슬픔으로 젖다

내가 너를 사랑함이

혹은 네가 나를 사랑함이

절절한 애달픔으로 가슴 속

추를 달아 서로 무게를 더 하는데

우리는 지금 어디만큼의 거리에서

서성이는가

십 육분 음표만큼 숨가쁘게

지난 시간들이

침묵의 강이 되고

빛 없는 하늘이 되어

이제는 회색의 평안함으로

영영 잠들고 말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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