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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길
젊은 날 뜨거운 열정으로 달려왔던 지름길. 이젠 그 지름길 벗어나 돌아가는 길의 여유로움을 느끼고 싶습니다. 풀꽃들과 같이 노을을 바라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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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9. 13. 11:51 찍고쓰다

무명(無明)

- 풀꽃

두 손을 합장하고 눈을 감으라.
고요함을 찾아, 지극한 고요를 찾아 바닥을 향해 가라앉으라.
그 고요 안으로 순간 숲을 핥으며 지나는 명지바람이 일고
소리 내지 않고도 흐르는 도도한 물길이 열려있다.

나는 누구인가?
또한 너는 누구인가?
서로의 존재는 서로에게 무엇인가?

너의 존재는 내 안에 늘 거하지만
지독한 외로움의 눈길은 끝없이 너를 찾아 유리한다.
나의 존재는 이미 나를 벗어나 우주를 배회한지 오래이다.
별들의 영혼들이 빛나는 언어로 이야기한다.

“그대 세상이란 별의 삶은
시간과 시간 그리고 공간과 공간을 이어주는
한갓 이음줄에 불과 한 것.
그대 유리나 배회는 이음줄 위의 구속으로부터 자유 하는 것.
존재에 존재를 더해 하나의 의미로 갖는 것조차도
단지 위태한 곡예의 몸짓에 지나지 않은 일인 것임을...“

한자리에 서성이지도 않으며
달려 내치지도 않는 만큼의 그 고요 안에 앉으라.
투명하여 오히려 보이지 않는 서로의 존재에게
우리는 오늘도 끊임없이 허튼 손짓을 보내고 있지 않는가.

오 -
어리석음이여....
어설픈 몸짓의 존재들이여...

- myungs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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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풀꽃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