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9. 11. 11:54
찍고쓰다
첫사랑
詩/풀꽃
언제였을까
봄날 논바닥에 지천으로 피어나던
자운영 붉은 꽃마냥
쟁기질도 아니한 마음 한 곳에 피어나
홧홧 귓불 붉혀 대던
첫. 사. 랑.은손수레 가득 실은 짐보따리가
곧은 신작로 위에서
점 하나로 살아날 때까지
텅 비어 가며 아리던 가슴이
끝내
핑그르 눈물 방울 만들었을 때
그때였을까이사 간 그 아이의 까까머리 목덜미가
집 어귀 골목길에서 선듯선듯
헛것으로 보여 와 소스라치던 떨림이
가슴속을 흘렀을 때
그때였을까다시 봄은 오고 또 오고
자운영은 붉은 색 꽃잎을 봄마다 피우는데귓불 붉히며 홧홧 달아오르던 뜨거움도
세일러복의 단발머리 가시내도
까까머리 머시매도전설이 되어버린 지금막막한 그리움으로 살아 있는 그때 느낌이
첫. 사. 랑. 이었을까
- myungs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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