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여행엔 흔히 우리가 이야기 하는 휴식은 없다.
포근한 이부자리도 따뜻한 물의 샤워도 거의 불가능이다.
하지만 광활한 하늘을 마주하고 초원에 누워밤을 맞는 느낌은여기가 아니면
또 어느 곳에서 가질 수 있는 설레임이 될까.
텐트를 치다.
후스테인 국립공원 안에 잠자리를 마련했다.몽골의 젖줄 톨(Tuul)강가에...
텐트에 누워 바라보는 하늘과 구름은 말 그대로 환상적이었다.
텐트 옆 툴강에서 물을 마시고 있는 말무리를 보았다.
저녁 늦은 시간이되도록 몽골말들은 초원에서 무리를 지어다녔다.우리나라 제주도 말도 이몽골말 계통이라 한다.
고려 삼별초가 몽골군에게 패해 제주도가 몽골의 지배에 들어갔을 때
몽골말을 제주에서 사육했다 한다.
몽골에서 조랑말을 `조로머르`라고 하는데 우리 `조랑말`이랑참 많이 닮았다.
구름기둥을 보다.
조용히 흐르는 툴강과 말떼와 광활한 초원과 파란하늘 그리고 뽀얀구름에 온통 잡혀
평화를 누리고 있을 즈음 자연의 이상징후가 느껴졌다.
바람의 기운이 좀 달라지기 시작했다.
무얼까...하고 바라 본 산너머에 구름기둥이 일어섰다.
무슨 말이 필요치 않았다.
두려움... 이스라엘 민족이 출애굽을 할 때 인도하던 구름기둥이 저랬을까..
산등성이를 넘고 우리가 자리한 초원으로 구름기둥은밀려왔다.
마구 바람이 일었다.
구름기둥의 그 장대함과 장엄함 앞에서 우린 피난자가 되어야 했다.
텐트를 다시 걷었다.
그리고 자릉유스 안으로 대피를 했다.
구름기둥이 지나도록, 바람이 스쳐지나도록 자세도 낮추고 숨도 죽이며 기다렸다.
구름기둥이 지나면서 뚜둑뚜둑 우박 섞인 비를 쏟았다.
엄청난 양의 비를 쏟을 거라 예상했었는데 생각 밖으로 곱게 지나갔다.
다시 하늘이 개였다. 언제 그랬냐는 듯...
구름기둥에 관한 기억은 아마 평생 잊혀지지 않을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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