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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길
젊은 날 뜨거운 열정으로 달려왔던 지름길. 이젠 그 지름길 벗어나 돌아가는 길의 여유로움을 느끼고 싶습니다. 풀꽃들과 같이 노을을 바라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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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11. 22. 00:38 중국가다

7여 년 전,

처음 베이징을 여행했을 때 섭씨 40 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 속에서

만리장성 팔달령을 오른 적이 있었다.

한 낮의 더위를 피해 아침나절에 올랐었는데

안개가 너무 짙어 몇 미터 앞도 분간할 수 없었던 까닭에

만리장성 팔달령에 서서 주변경관을 보는 건 허락되지 않았다.

그때의 아쉬움이 가슴 속에 앙금 같이 남았던 터라

이 번에 다시 만리장성을 오르기로 했다.

교통수단은 중국인관광객이 주로 이용하는 당일관광버스.

140 위안 정도의 돈을 지불하고 아침 일찍 호텔 입구에서 차를 탔다.

너무 열심인 가이드의 쉼 없는 설명은중국어를 모르는 내겐

처음엔 단순한 소리로만 윙윙대더니 시간이지날수록 소음이 되어 관자놀이를 두들겼다.

베이징 시내를 벗어나 1 시간 쯤 달려 도착한 만리장성.


주차장 쪽에서만리장성까지삭도를 이용했다.

삭도는 7 여 년 전 그때보다 훨씬 세련 된 모습이었다.



가파른팔달령을 안개 속이 아닌 유월의 뜨거운 햇볕 속에서 그렇게 올랐다.


팔달령에서 본 만리장성.

'세계에서 제일 긴 무덤` 이라고 불려지는 만리장성은 얽힌 이야기도 많이

가지고 있다 한다.

그 중 하나 [맹강녀] 이야기다.

맹강녀는 제나라 때 만리장성 축조를 위해 끌려갔던 범기량 이란 남자의 아내였는데

끌려간 남편은 기약도 없고 홀로 시부모와 자식을 부양하고 있다가

어느 날 밤 꿈에 나타난 남편이 추워서 못견디겠으니 무엇이든 좀 달라고 했다.

불길한 마음을 안고 남편옷을 준비해 공사현장으로 남편을 찾아 나섰지만

이미 남편은 추위에 얼어 죽었고 시신은 성벽 아래 어딘가에 묻혀 찾을 길이 없었다.

통곡으로 남편의 시신을 찾던 맹강녀는 결국 남편의 시신을 찾지 못한 채

성벽에서 뛰어내려스스로목숨을 끊고말았다.

그러자성벽이 무너져 내리면서 남편 범기량의 시신이 나왔다고 한다.

`달에서도 보이는 유일한 인공구조물' 이라는 화려한 수식어를 달고 있는 만리장성

만리장성의그 돌덩이 아래엔얼마나 많은`범기량`이가 묻혔으며

눈물로, 죽음으로 사랑하는 이를 찾던 맹강녀 또한 얼마나 될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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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풀꽃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