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월의 첫 날.
경북 영덕에 있는 팔각산 산행을 했다.
10 월 15 일 고성의 벽방산을 오르고 꼭 보름만이다.
대게로 너무 유명한 강구항을 조금 못 미처 왼쪽으로 접어들면
팔각산이 있는 옥계계곡으로 들어서게 된다.
이 지방도를 계속 달리면 청송 주왕산으로 가게 되는데
길 양편 협곡의 경치가 너무 좋은 곳이다.
팔각산의 들머리는 옥계유원지 팔각산장 주차장에서 물길을 끼고
조금 걸어가면 108 개의 철계단이 나온다.
수직에서 조금 고개를 숙인 가파른 이 철계단을 오르고 나면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 된다.
가파른 산길을 15 여분 쯤이나 올랐을까...?
풀한포기 나지 않은 무덤 하나를 만났다.
"떼도 하나 나지 않는 이 자리를 명당이라고 묘를 썼을까.."
내 말을 받은 사람은 연세가 지긋하신 남자 분이다.
"아마 이 사람 성이 C씨인가 봅니다."
같이 오르던 일행들이 순간 "하하하~" 웃음보를 터뜨렸다.
* 주능선으로 올라서고 나서 벼랑 아래로 내려다 본 도전리무덤을 지나 20 여분을 걸었을까?
[팔각산 1.9 Km] 라고 새겨진 화강암 표석을 보였다.
가파른 길을 몇 분 더 오르니 드디어 여덟개의 봉우리 중 제 1 봉이다.
시야가 탁 트여 건너편 산들이눈에 들어온다.
계속되는 가파른 오르막에 숨이 차오르고 내 걸음이 느려지기 시작하자
일행 중 한 사람이 내 배낭을 벗겨갔다.
드디어 시작 되는 암봉들이다.
로프를 잡고 타오르는 맛이스릴감으로 짜릿하다.
'뒤돌아보지마.. 아래를 보지마...'
거의 수직에 가까운 암봉 앞에선 로프를 타고 오를 자신이 없어
우회를 했는데 그 우회등산로 마저 벼랑 끝에 발 하나씩을 조심스레 놓고 지나야 했다.
* 암봉오르내리기- 로프는 생명줄이다.
3봉에서 7 봉까지가굉장히 가파르다. 위험구간이 많기도 하고.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모두 힘겨워하는 모습들이다.
제 7 봉을 오르다 결국 사고를 쳤다.
다리에 쥐가 나 몇 사람이 붙어 주무르고 스프레이를 뿌리고
한 판난리를 쳤다.
* 대체로 로프와 안전시설이 잘 되어 있다.
두 시간 반도 넘게엉금엉금 기고 로프를 타고 해서 오른
팔각산 정상은 겨우 해발 628 M이다.
내연산, 바데산, 주왕산, 동해바다까지 보인다는
정상인 제 8 봉에서 둘러보는 사방에는 가을이 내려앉아
아름다운 모습이다. 가. 을. 산.
하산길.
심한급경사로 이어진 길이다.
경사도가 30도가 넘을 것같다는 소리가 정말 장난이 아닌 것 같다.
하산길이 오히려 벼랑을 낀 암봉을 타고 오르는 것 보다 더 위험한 듯 했다.
들머리의 마주보고 있는 능선이 날머리가 되어 무사히 하산을 했고
하산주 한 잔으로 산행을 마무리 했다.
팔/각/산/ 정말 다이나믹한 코스였다.
꼭 다시 한 번 더 오르고 싶은 산이다.
피곤함도 안 풀린 몸이 다시 산을 그리워 하고 있으니...
다음 산행은 백두대간의 속리산 종주를 할 예정이다.
경북 상주에서올라 문장대를 거쳐 충북으로 내려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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