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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길
젊은 날 뜨거운 열정으로 달려왔던 지름길. 이젠 그 지름길 벗어나 돌아가는 길의 여유로움을 느끼고 싶습니다. 풀꽃들과 같이 노을을 바라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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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0. 22. 00:18 다반사다

랬습니다.

지난 2월 22 일

경남 사천 다솔사를 찾았더랬습니다.

제대로 이야기 하자면 다솔사를 찾기보다 다솔사를 품어 안고 있는

봉명산을 오르기 위해서 였습니다.

다솔사로 가는 길 초입에 황토로 지어진 찻집이 있었지요.

그곳에서 출출한 배를 산채비빔밥으로 채우고

찻집 안 여기저기를 돌아보다 만해 한용운 님의인연설 앞에서

발길이 멈추었습니다.






인연설

- 만해 한용운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사랑한다는 말은 안 합니다


아니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


사랑에 진실입니다


잊어 버려야 하겠다는 말은


잊을 수 없다는 말입니다


정말 잊고 싶을 때는 말이 없습니다


헤어질 때 돌아보지 않는 것은


너무 헤어지기 싫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같이 있다는 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웃는 것은


그 만큼 그 사람과 행복하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알 수 없는 표정은 이별의 시점입니다


떠날 때우는 것은 잊지 못하는 증거요


뛰다가 가로등에 기대어 울면


오로지 당신만을 사랑한다는 말입니다

함께 영원히 할 수 없음을 노여워 말고


애처롭기까지한 사랑을 할 수 있음을 감사하고


주기만 하는 사랑이라 지치지 말고


더 줄 수 없음을 아파하고


남과 함께 즐거워한다고 질투하지 말고


그의 기쁨이라 여겨 함께 기뻐 할 줄 알고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 일찍 포기하지 말고


깨끗한 사랑으로 오래 간직할 수 있는


나는 당신을 그렇게 사랑하렵니다



몇 번을 읽고 다시 읽으며

나도 그러할 수 있을까... 였습니다.

사랑한다는 말로 확인 받고 싶고 사랑이란 이름으로 소유하고 싶은게

저의사랑법이었기 때문입니다.

한용운 선생의 사랑법을 배우기엔 너무 좁은 가슴을 가졌나 봅니다.





정상을향해 오르는 길에 만난 약수터에선

소리질러 김연준 님의 청산에 살으리라를 부르기도 하였습니다.





봉명산 408M.

2월 17일 양산 토곡산이 품고있는 복천정사를 찾고 난 후 올 들어 첫산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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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풀꽃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