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집을 떠나있다 돌아오는 길.
열심히 운전 중인데 "아...이게 뭐지? " 슬금슬금 배가 아파오더니 그 강도가
강해지고 범위도 점점 넓게 퍼져간다.
드디어 염려하던 고통이 시작되었다. 마치 칼날이 전신을 지나다니는 듯한 통증.
그리고 연이어 머리밑이 후끈거리며 가렵기 시작한다.
"우...이 걸 어쩐다." 도중 도로엔 병원도 보이지 않고 일단 집까지 버티고 가야지...
집도착 하기 전 점점 진행은 속도를 붙여갔고 숨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도착하자 가방 두 어 개를 던져 놓고는 병원을 향해 돌진이었다.
정말 돌진이란 말이 맞을 거다.
알레르기...원인이란 녀석은 증세가 나타나기 30 여 분 전에 먹은 `해바라기 씨`다.
해바라기 씨가 항원이 된다는것 무식하게도 꼭 이렇게 당해야 알게 되니...
몇 해 전 알레르기 땜에 고생하다 알레르기 반응검사를 했더니 40 여가지 검사항목 중에
36 가지가 체크 되었는데지수도 꽤 높아 930 이나 되었다.
알레르기수치가`0` 이면 정말 땡잡은 거고 심하다 하면 200~400 정도라는데
930 이나 되고 보니 의사의 말대로 `도처에 적`인 셈이었다.
의사의 처방인 즉 "새로운 것에는 도전 말라."는 거였다.
그리고 시작 된 백신요법... 우리나라 제약회사서는 한 사람을 체크한 항원으로는
백신을 만들지 않는다기에 영국 한 제약회사에서 내항원으로 백신을 만들어 왔다.
그리고 자그마치 1 년 반 주사를 맞았다. 지금도 양쪽 팔에 주사로 인한 섬유질이 굳어
굵은 팔이 더 굵어져 있다. 사실 그땐 우유도 못먹는 시절이었으니....
그 후 많이 완화되어 우유는 하루에 1000 M도 끄떡없이 먹는데, 문제는 다른 먹거리에서
덜컥덜컥 걸리는 거다.
도라지, 더덕, 산나물..등등..과일이나 채소도 출하 전 싱싱해 보이라고 약을 살포 한다더니
상추 먹고 알레르기도 해봤다. 농약잔류량이 조금만 있어도 알레르기를 하니
농약잔류체크의 바로미터가 되는 셈이다. 그 덕에 갑절도 더 비싼 유기농으로, 무농약으로
먹거리를 해결해야 하는 처지다. 쌀에도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니...
오늘의 당첨 건 수는 `해바라기 씨` 앞으로는 상종하면 절대로 안되는 녀석이다.
헐크...오래 전 TV에서 방영한 적이 있었던 `헐크`...알레르기가 시작되고 1 시간만 지나면
난 헐크가 된다. 얼굴에 부종이 시작 되어 마치 한라봉 껍질이 되고 온몸이 부풀어
살이 마치 귤껍질 같이 되어간다.
응급센터에서 규정한 응급환자에도 들어 있는 응급알레르기 환자의 모든 증상을
다 나타내고 만다. 결국에는 응급실 신세를 지고 산소호흡기 신세도 져야 한다.
그 난리를 어젯밤에 치르고 나니 아침엔 온 몸이 후들후들 중병 앓고 난 사람이 따로 없다.
그 난리를 치른 몸으로 저녁시간 또 나들이를 했다.
소아암 환아를 위한 후원의 밤에...
[암] 아직도 우리에겐 치유 될 수 없는병으로 알려진 병이다.
게다가 소아암이라니... 어린 생명들이 피어보지도 못하고 꺾여버리는...
거리의 노래패라는 부산의 [음악사랑] 젊은 친구들이 멋진 노래로 봉사를 하고
[손사랑회]라는 수화봉사 팀들이 열심히 음식을 나르고 테이블을 치우고 했다.
난 그냥 그 자리에 앉아 열심히 먹고 마시고만했다.
[손사랑회] 써빙을 맡아 봉사한 팀들의 모습이다.^^
이 꼬마아이가 든 풍선처럼, 고통 중에 있는 소아암 환아들이 바라는 소망이
땡글땡글하게 여물어 갈 수 있기를 빌고 또 빌었다.
생명을 되찾는 일... 그 일에 십시일반 도움이 된다면.... 그 아이들의 파리한 얼굴에도
환한 웃음이 되살아 날 수 있기를.....
오래 전 썼던 졸작 시 한 편을 끝에 달아 올려본다.
암 병동
- 풀꽃
삭풍에 마른 잎만 굴러
정처 없이 휘돌다
진토(塵土)되는 것인 줄 알았더니
때로는 푸른 잎도
소용없이 꺾여
허물어지는 가벼운 삶이
연신 바스러지는 어깨 위에
추(錐)가 되어 달려 있는 시간들
스스로의 몸이 스스로를 먹는
내가 나를 먹고
우리가 우리를 먹는 배반의 삶 위로
마지막으로 뜨는 해는
아침마다 창에 머리를 부딪고
저녁마다 가슴 안으로 진다
이른 봄기운은 누구부터 깨웠던지
봄날 햇살 두께는 어떠했던지
기억조차 삼삼해 오래된 시간 속으로
여행을 떠나려 하지만
봄은 너무 멀어 남은 기력으로는
다다를 길이 없다
하여
이제 스스로가 봄이 되려한다.
잎 없이 피는 꽃잎의 거름으로
겨울눈 틔워내는 땅심으로 부활하는
봄이 되려한다
-- 이미 포스팅 되었던 졸작입니다.
2008. 1. 17. 00:50
다반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