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2. 9. 01:02
다반사다
고요
지금은 세상의 소리들이
닫혀버린 시간
자판의 또각임보다
더 빠른 속도의 언어들을
몇 날 쏟아 부었다.
귀가 쉬고 싶다했다.
소리를 걷어라했다.
거미줄같이 엉긴 소리를 걷어내고
깊은 밤 침묵에앉아
가슴으로 이는 명주바람의 빛을 본다.
고요다.
귀울음이재앵 울려나는 고요.
적막
활화산이 터져
끝내용암되어 치솟던함성
그날에는 눈도 멀었을래라
그날에는 귀도 먹었을래라
오로지 붉은 신명만 천지를 채워 흔들었을래라
울대에 피맺히도록 부르짖던 조국의 이름
대/한/민/국/대/한/민/국/
아름답던 청춘들이여
아름답던내 조국이여
붉은함성 붉은물결 붉은환희 붉은눈물
지금은 어느 곳에 모여 퇴색하는 빛이 되었는가
적막을 찢고 다시 신명으로 빨갛게 터져보자
아름다운 내 조국의 이름
대/한/민/국/대/한/민/국이여.
울산 문수구장을 찾았다.
붉은함성이 멈춘 자리에는 적막이 주인이었다.
웅장하고 공허한 적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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