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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길
젊은 날 뜨거운 열정으로 달려왔던 지름길. 이젠 그 지름길 벗어나 돌아가는 길의 여유로움을 느끼고 싶습니다. 풀꽃들과 같이 노을을 바라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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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6. 13. 01:18 다반사다

무 오랫동안 집을 비워 온기가 사라진 방에 들어서니 모두가 낯설다.

요즘 세상이 이십 년 쯤 뒷걸음질 치더니 파란도 발전이 아닌 퇴보 같은 느낌이다.

익숙하지 않아서일까...

이것저것 클릭해 보기가 은근히 겁난다.

도스는 어떻게 배웠을까... 한글 프로그램도 없이 도스에서 문서작성도 배웠댔는데...

PC통신시절 안시코드로 대문 만들고 했는데 지금도 그게 될까....

홈페이지를 가졌을 때 태그를 어떻게 했을까...

가속을 붙여 달려가는세월이 그새 사람을 참 멍청하게도 만들고 말았다.

오랫동안 비워 놓았던 집에 그림 몇 점이라도 걸어야겠다.



풀섶 어디든 피어 있는 꽃 개망초...

안도현의 시에서 그랬지

개망초꽃을 개망초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 땅에 사는 동안

개망초 꽃은 핀다

여뀌...노인장대로도 불려진 건 어떤 연유에서였을까...



첫인상이 산딸나무꽃이랑 닮았다고 했다.

근데 키도 낮고, 화경도 생김이 다르고.... 늦게서야 알게 된 이름 약모밀..

더 쉽게부르는 이름 어성초다. 잎이랑 꽃에서 생선 비린내가 나 어성초로 불렸다고..

약효가 뛰어난 천연 항생제라 한다.



노란꽃에 노란나비..

꽃이 먼저 나비를 물들였을까

나비먼저 금계국을 노랗게 만들었을까...



밭고랑... 늙어버려 이젠 종자나 받지...

옳은 눈길 한 번 주지 못한 꽃이 똑딱이 줌 안에선 신부의 부케만큼이나 곱다.

파꽃... 꽃이름으로 불러지지 못하던 파꽃...오늘은 참 곱다.



하얀 닥종이로 온 몸 휘둘러 감고

가슴 속엔 쉬 꺼지지 않는 불꽃 하나 심었더라

오늘도 다소곳이 고개숙여님의 발길 밝히나니...



벽...

하늘이 그대로 창에 붙었고 땅이 제생긴 모습을 다 드러내고

불빛은 광안리바다에도 수영강에도 빠져 멱을 감는데

사람은 홀로 유리벽에 갇혔다.

조지오웰의 1984년이생각난다.

IC칩하나 없으면 인간이 아니다 적어도 여기에선...

모든 문들은닫혀있고 엘리베이터도 움직이지 않는다.

아 - 멍청한 저물건들을 인간이 만들었단 말인지....

열리지 않는 문, 눌러지지 않는 승강기의 단추...

첨단의 이용인가... 인간을 농락하는 첨단인가....

IC칩을 인간의 몸 속에 내장하고야 말 것 같은 무서운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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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풀꽃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