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0. 5. 00:29
다반사다
자연의 잔인성. - 먹이
먹이사슬의 고리를 보고 있노라면 섬뜩하리만큼...
부실한 몸이 핑계가 되어 한동안 산과 뜸했더니오늘은 산의 향기가 그리웠다.
점심 식 후가벼운 차림으로 숲 산책길에 나섰다.
`후두둑 투둑~ 후두둑 타닥~!`
도토리 몇 알이 구르는가 했더니 알밤도 여기저기 눈에 띈다.
엎드려 도토리 몇 알과 밤 몇톨을 줍고 일어서는 코 앞에 `주홍서나물`이 꽃을 피우고 있다.
이 가을을 장식하고 있는코스모스처럼하늘을 향해 얼굴을 다 드러낸 꽃이 있는가 하면
잔뜩 수줍음에고개를 숙이고 있는 꽃도 있다. `주홍서나물` 같이...
주홍서나물 꽃대에 다닥다닥 붙어 진액을 빨고 있는 녀석들을 본다.
`노린재`다. 가시노린재.
삼백 예순 날 기다려 피워 낸 꽃인데, 그 꽃대의 목에서진액을 다 빼앗고 있다.
흡혈의 흔적, 꽃대에 상처를 남겨두고...
주홍서나물꽃은 수줍은 얼굴 다 붉혀 보지도 못한 채생을 마감한다.
어쩔 수 없는 자연의 법칙... 절대강자는 없다지만 약자는 늘 절대약자이다.
자연의 신비. - 사랑
주홍서나물 꽃의 붉은영혼을 훔친다
수액 보다 더달짝지근한 사랑을 위해
아 - 가을햇살 보다 더 찬란함이여
가까이로 오라
계절이 다하기 전 사랑해야 하리니
주홍서나물 꽃잎보다더 붉은
사랑을 해야 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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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행위 순간에도주홍서나물의 진액을 훔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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