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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길
젊은 날 뜨거운 열정으로 달려왔던 지름길. 이젠 그 지름길 벗어나 돌아가는 길의 여유로움을 느끼고 싶습니다. 풀꽃들과 같이 노을을 바라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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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 3. 00:32 다반사다

산(茶山) 정약용.

고산 윤선도의 외손이 된다는것과,조선후기의 대표적인 실학자며

『목민심서』,『경세유표』등외에도 많은 저서를집필했고,

슬픈 詩 애절양(哀絶陽) 지었다는 것,그 정도의 얄팍한 앎을 가지고

선생의 유배지강진의 다산초당을 찾았다.



다산초당을 찾아가는 길에 보게 된 `석산공원`의 모습이다.

온통 바위로이루어진 산 높은자리에 정자가 내다 건 초롱같이 걸렸다.



초당으로 가는 길,측백나무가 마주보고 나란히 서있는 호젓한 길이다.


다산초당(茶山艸堂)

다산초당의 현판은 추사 김정희 선생의 글씨를 모각해서 새긴 것이라 한다.


다산초당 마당에 놓인 바위 다조.

이곳에서 선생은 솔방울로 불을 지펴 차를 끓여 마셨다고 한다.


산골물 차가운 소리 대밭에 감싸이고

봄기미는 뜨락의 매화가지에 감도네

아름다운 가락이 이 속에 있으련만 달랠 곳 없어

여러번 일어나 어정거리다 마네

산의 정자엔 도시 쌓아둔 책은 없고

오직 이 화경과 수경뿐이라네

새 비가 내린 귤숲은 자못 아름답구나

바위 샘물을 손수 떠서 차병을 씻네

약절구질 잦아지니 번거로운 곰팡이는 없건만

드물게 달이는 차풍로엔 먼지만 쌓였네


연지석가산(蓮池石假山).

초당 오른편에 자리한 자그마한 연못이다.

갯가의 괴석을 모아 산을 만드니

진짜 산 보다 만든 산이 더 멋지구나

가파르고 묘하게 앉힌 삼층탑산

오목한 곳 모양따라 한가지 소나무를 심었네

서리고 휘감긴 묘한모습 지봉석을 쭈그리고 앉힌 듯

뾰족한 곳 얼룩무늬 죽순이 치솟은 듯

그 위에 산 샘물을 끌어다 빙 둘러 만든 연못

물밑 고요히 바라보니 푸른산빛이 어렸구나

선생이 손수 만든 연못이다.

뒷산의 물을 끌어다 못을 만들고돌을 놓아 `연지석가산`이라 이름 하였다 한다.


다산동암(茶山東庵)

현판의 글씨는 다산의 글씨를 집자해서 새긴 것이라 한다.

선생이 유배 중 초막을 짓고 기거하던 곳인데

동암, 이곳에서 『목민심서』,『흠흠신서』』,『경세유표』

비롯한수 백 여 권의 책을 집필하였다 한다.

남도여행 `녹우당` 다음으로 찾았던 `다산초당`이었다.

`다산 정약용` 하면 『목민심서』와 함께 떠오르던

다산의 슬픈 시 한 편 『애절양(哀絶陽)』을 옮겨본다.

조선 후기 군정(軍政)의 문란으로갓낳은 아이에게도 세금을 물리자

견디지 못한 백성이 아이를 그만 낳기 위해 자신의 생식기를 잘랐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분노한 마음을 시로 읊었던 다산의七言詩시애절양(哀絶陽).

蘆田少婦哭聲長[노전소부곡성장]: 노전마을 젊은 아낙 그칠 줄 모르는 통곡소리


哭向懸門呼穹蒼[곡향현문호궁창]: 현문을 향해 슬피울며 하늘에 호소하네


夫征不復尙可有[부정부복상가유]: 쌈터에 간 지아비가 못 돌아오는 수는 있어도


自古未聞男絶陽[자고미문남절양]: 남자가 그 걸 자른 건 들어본 일이 없다네


舅喪已縞兒未澡[구상기호아미조]: 시아비 상복 막 벗고, 아기는 탯물도 마르지 않았는데


三代名簽在軍保[삼대명첨재군보]: 삼대가 다 군보에 실리다니


薄言往愬虎守閽[박언왕소호수혼]: 가서 아무리 호소해도 문지기는 호랑이요


里正咆哮牛去皁[이정포효우거조]: 이정은 으르렁대며 마굿간 소 몰아가고

朝家共賀昇平樂[조가공하승평락]: 조정에선 모두 태평의 즐거움을 하례하는데


誰遣危言出布衣[수견위언출포의]: 누구를 보내 위태로운 말로 포의로 내쫓는가


磨刀入房血滿席[마도입방혈만석]: 칼을 갈아 방에 들자 자리에는 피가 가득


自恨生兒遭窘厄[자한생아조군액]: 자식 낳아 군액 당한 것 한스러워 그랬다네


蠶室淫刑豈有辜[잠실음형기유고]: 무슨 죄가 있어서 잠실음형 당했던가


閩囝去勢良亦慽[민건거세량역척]: 민땅 자식들 거세한 것 그도 역시 슬픈 일인데


生生之理天所予[생생지리천소여]: 자식낳고 사는 이치 하늘이 준 바이고


乾道成男坤道女[건도성남건도녀]: 하늘 닮아 아들 되고 땅 닮아 딸이 되지


騸馬豶豕猶云悲[선마분시유운비]: 불깐 말 불깐 돼지 그도 서럽다 할 것인데


況乃生民恩繼序[황내생민은계서]: 대 이어갈 생민들이야 말을 더해 뭣하리요


豪家終歲奏管弦[호가종세진관현]: 부호들은 일년내내 풍류나 즐기면서


粒米寸帛無所捐[입미정백무소연]: 낟알 한 톨 비단 한 치 바치는 일 없는데


均吾赤子何厚薄[균오적자하후박]: 똑같은 백성 두고 왜 그리도 차별일까


客窓重誦鳲鳩篇[객창중송시구편] : 객창에서 거듭거듭 시구편을 외워보네

- 절양(絶陽) : 생식기를 자르다.
- 노전(蘆田) : 강진(康津)의 邑名.
- 현문(縣門) : 관아의 문.
- 궁창(穹蒼) : 높고 푸른 하늘.
- 아미조(兒未澡) : 아이를 낳고 아직 배냇물도 씻어내지 않았다는 것으로
낳은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뜻.
- 삼대(三代) : 시아버지·남편·자식을 가리킴.
- 명첨(名簽) : 이름.
- 군보(軍保) : 正軍과 保人, 군대를 안 가는 대신에 쌀이나 벼를
세금으로 내도록 한 제도.
- 박언(薄言) : 짧은 언변.
- 호수혼(虎守閽) : 호랑이 같은 문지기가 문을 지키다.
- 이정(里正) : 관리.
- 포효(咆哮) : 사나운 짐승이 울부짖음, 성내고 고함침.
- 조(皁) : 외양간

- 포의(布衣): 포의한사. 벼슬하지 않는 한미한 선비.
- 잠실음형(蠶室淫刑) :여인의생식기를봉하는 형벌.
- 민건거세(閩囝去勢) : 민나라에서 사내아이를 낳으면
거세하여 이웃의 강대국들에게 내시로 바쳤던 일화를 말한다.
- 생생지리(生生之理) : 자식을 낳고 사는 이치.
- 선마분사(騸馬豶豕) : 거세한 말과 거세한 돼지.
- 계서(繼序) : 후손을 이음.
- 객창(客窓) : 유배지에서 읊으므로 객이라 함.
- 시구편(鳲鳩篇) : 시경(詩經)에 수록된 시의 편명(篇名).
통치자가 백성을 골고루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시구새(뻐꾸기)에 비유해서 읊음.

* 출처:- 목민심서, 兵典六條, 제1조 첨정(簽丁) 편 -

김영동/ 마음이 청정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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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풀꽃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