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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길
젊은 날 뜨거운 열정으로 달려왔던 지름길. 이젠 그 지름길 벗어나 돌아가는 길의 여유로움을 느끼고 싶습니다. 풀꽃들과 같이 노을을 바라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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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4. 22. 02:05 다반사다



검으로 시끌벅적했던 삼성그룹.

그 삼성의 창업자인 호암 이병철 선생의 생가를 찾았다.

자굴산을 가는 길에 의령 정곡면으로 먼저 든 것이다.

최근 일반인들에게 개방되고 나서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든다고 했다.

마침, 우리가 방문을 하는 그 시간 아프리카 가봉 공화국의 대사 일행도방문을 했다.

재미있는 건 우리일행이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호암생가로접어드는 길을 걷는데

웬연식이 오래 된중형차 한 대가태극기와또 하나의 국기를 달고 우리 곁을 지났다.

"어~ 어느나라 국기지?대사 정도 되는 사람일까?" 했더니

"에이이~ 저차에 대사는...뭔..영사나 되나?" 알고보니 가봉 공화국의 대사란다.

가난한 나라의 대사는 구형 중형차를 타고 달랑 통역 한 사람과 의령읍에서

나온 기관직원 몇이 일행의 전부였다.




생가로 들어서는 길목.

호암이 분가하여 살던 집의 흙담장길이정갈하면서도 정겹다.



한 살 아래인데도 꼭 `언니`라 불러주는 친구와 함께 생가의 안채를 배경으로..



가봉 공화국 대사 일행도 안채를 배경으로 ~~




천석꾼이라던가..만석꾼이라던가...

윗대로부터 부호였던 호암 선생의 집안이였다.

아마 옛날엔 이지역에서 `이 집 땅을 밟지 않고는 못 다녔을 거`라는 생각도 했다.

큰부잣집 같은 느낌이 없이 오히려 검소해 보였다고 하면...

"이 우물을 아직 식수로 사용하는냐?" 고 가봉 대사가 묻고 있다.

"이 물은 지금도 허드렛물로는 쓸 수 있다. 수도가 있어 다들 그 물을 쓴다." 관리인의 대답이었다.

산의 마지막 부분이 집과 이어졌는데 그 이어진 부분이 저렇게 바위벽이다.

바위벽을 `돈다발 바위`라고 했다.

부를 가지고 싶은 많은 사람들이 바위를 문지르거나 안아기를 받아가려 한단다.

가봉 공화국 대사도 `돈다발 바위`벽을 문지르고 서있다.

안내지에 적힌 것을 옮겨보면....


풍수지리에 의하면 이 집은 곡식을 쌓아놓은 것 같은 노적봉 형상을 하고 있는

주변 산의 기(氣)가 산자락의 끝에 위치한 생가 터에 혈이 되어 맺혀 있어

그 지세가 융성할 뿐만 아니라, 멀리 흐르는 남강물이 빨리 흘러가지 않고

역수(逆水)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명당 중의 명당이라고 한다.

명당은 정말 있는 것일까...

인물을 키우는 강도 있는 것일까...

삼성, LG, GS, 효성그룹 창업자가 모두 남강변에서 태어나고 어린시절을 보낸 이들이라 하니...




집안 담 곁에 애기똥풀이 환한 모습으로 피었다.

뽑아버려도 상관없을 어줍잖은 풀꽃을 그대로 둔 마음결이 곱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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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풀꽃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