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풀꽃길
젊은 날 뜨거운 열정으로 달려왔던 지름길. 이젠 그 지름길 벗어나 돌아가는 길의 여유로움을 느끼고 싶습니다. 풀꽃들과 같이 노을을 바라보면서....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Notice

Tag

2012. 5. 2. 22:12 다반사다

작은연못 / 김민기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엔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것도 살지않지만
먼 옛날 이 연못엔

예쁜 붕-어 두마리 살고 있었다고 전해지지요,

깊은 산 작은 연못

어느 맑은 여름날 연못 속에 붕어 두 마리

서로 싸워 한 마리는 물위에 떠오르고
그놈 살이 썩어 들어가 물도 따라 썩어 들어가

연못속에선 아무것도 살 수 없게 되었죠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엔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것도 살지 않죠

푸르던 나뭇잎이 한잎 두잎 떨어져 연못 위에 작은 배 띄우다가 물 속 깊이 가라앉으면
집 잃은 꽃사슴이
산 속을 헤매다가

연못을 찾아와 물을 마시고 살며시 잠들게 되죠

해는 서산에 지고 저녁 산은 고요~한데

산허리로 무당벌레 하나 휘익 지나간 후에
검은 물만 고인 채 한없는 세월 속을

말없이 몸짓으로 헤매다 수많은 계절을 맞죠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엔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것도 살지 않죠

'다반사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들이 흔적들  (1) 2012.08.13
진안 나들이  (5) 2012.05.12
행복한 인간관계  (2) 2012.04.25
청풍고절/淸風高節  (5) 2012.04.20
마음을 씻다  (1) 2012.04.18
posted by 풀꽃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