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반사다

우미인초

풀꽃길 2009. 6. 24. 01:36

한고조 유방에게 포위 당한 항우가 한나라로 넘어간 군사들이 부르는 초나라의 노래(사면초가)를 들으면서

그는 자신의 운명이 다 되었음을 알게 된다. 적의 포위망을 뚫고 나가야 하는 황우는 그의 애비(愛妃) 우미인과

마지막 술잔을 들며 탄식의 해하가(該下歌)를 읊는다.


역발산혜기개세(力拔山兮氣蓋世)

시불리혜추불서(時不利兮추不逝)

추불서혜가나하(추不逝兮可奈何)

우혜우혜나약하(虞兮虞兮奈若何)



힘은 산도 뽑을 만했고, 기개는 세상을 휩쓸고도 남았지
형세 불리하니 오추마조차 나아가질 않네
오추마 같은 것이야 어찌해 본다지만
우미인아, 우미인아, 너를 어찌 할거나?



사랑하는 님 항우의 절규 같은 탄식에 우미인은 이렇게 노래했다.

한병이략지(汉兵已略地)


사면초가성(四面楚歌声)

대왕의기진(大王意气尽)


천첩하료생(贱妾何聊生)

한나라가 이미 초 땅을 덮었고
사면은 온통 초나라 노래인데
대왕은 의기조차 이미 다하니
내 구차히 살아서 더 무엇하리

우미인은 노래를 마치자 항우가 옆구리에 찼던 칼을 뽑아 찔러 자진하고 만다.

그리고 항우도 자진으로 생을 마감하고 만다.

후일 우미인의 무덤 곁에서 꽃이 피었는데 그 꽃을 우미인초라 이름했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