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반사다

뜸했던 동안

풀꽃길 2009. 7. 30. 11:43

정적이거나 적극적이지 못함.

성적표 한 자리에 적혀야 할 문구 같다.

요즘 내가 삶을 대하는 태도가 정말 그렇다.

봄날의 춘곤증 걸린 사람마냥 나태함에 흠씬 젖었다.

기지개 켜고 몇 발자국 걷다퍼질러 앉고 드러눕기를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만사가 심드렁이다.

게다가 비는 한 달 내내 내렸고, 위험을 염려로 산행마저 쉬어 정말 따분하고 단조로운 일상이었다.

그 단조로움이 게으름을 부추기고 나약한 의지는 쉽게 동조하고...

단조와 나태에 묻혔으면서도 신기하게도 집 나설 일은 여전히 잦았다.

바쁘게 오가는 건 몸 저 혼자였고의식은 여전히 누워움직이기를 거부했다.

거의스무 시간 컴퓨터를켜두고 있지만, 블로그 접속은 하루 한 번도않고 넘어가기가 예사.

그시간 중에도 몸따로 맘따로 나들이 흔적이 똑딱이에 담겨 있어간만의 포스트로 얹어 두어야 겠다.


낭아초

이름 때문에 많이 헷갈리게 한 녀석이다.

제대로 알고 보니 이름이 참 곱다. 내 고향 진주 월아산 기슭에서 본 낭아초.


파리풀

예전엔풀뿌리를 짓이겨나오는액으로 파리를 잡았단다.

파리풀이라고 알기 전 까지 `도둑놈풀`이라고 혼자 이름 지었던 녀석이다.

풀섶을 지나면 옷에 마구 붙던 `도둑놈`....


부처꽃

음력 7월 15일 백중일에 부처님께 이 꽃을 바쳤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꽃말이 `정열` `사랑의 슬픔`이라고....


금사매(망종화)

꽃잎 속 수술이 마치 황금실로 수 놓은 것 같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 `금사매`.

매화를 닮은 건가? 맺힌 물방울에도 황금빛이 배었다.


함박꽃, 금낭화, 수수꽃다리, 노린재나무꽃.

마른꽃으로 있어도 고운 건 여전히 곱다.


변태

몇 해를 땅속에서 지내던 애벌레 변태를 위해 나무를 오르다.

살그머니 적들을 피해 깜깜한 밤에...

이른 새벽지난시간의 모습을 찢고 날개를 펴 하늘을 향해 오른다.

짧게 살다갈 열정의 시간을 위로...


비 내리는 날

메타세콰이이어 근위병처럼 서있는 길을 걷다.

가슴까지 젖어드는 촉촉함.




콰이강의 다리

한해 한번쯤은 오나 보다.

약속

꽁꽁 서로에게 묶여 살고 싶은 사랑

`사랑한다 더 사랑한다 영원히 부르고 싶다.~♪`

라이어밴드의 노래를 흥얼거렸다.



바다에 밤이 내리고 콰이강의 다리와 나린히걸려있는 연육교가 빛으로 단장한다.

난 아직 유리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