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했던 동안
열정적이거나 적극적이지 못함.
성적표 한 자리에 적혀야 할 문구 같다.
요즘 내가 삶을 대하는 태도가 정말 그렇다.
봄날의 춘곤증 걸린 사람마냥 나태함에 흠씬 젖었다.
기지개 켜고 몇 발자국 걷다퍼질러 앉고 드러눕기를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만사가 심드렁이다.
게다가 비는 한 달 내내 내렸고, 위험을 염려로 산행마저 쉬어 정말 따분하고 단조로운 일상이었다.
그 단조로움이 게으름을 부추기고 나약한 의지는 쉽게 동조하고...
단조와 나태에 묻혔으면서도 신기하게도 집 나설 일은 여전히 잦았다.
바쁘게 오가는 건 몸 저 혼자였고의식은 여전히 누워움직이기를 거부했다.
거의스무 시간 컴퓨터를켜두고 있지만, 블로그 접속은 하루 한 번도않고 넘어가기가 예사.
그시간 중에도 몸따로 맘따로 나들이 흔적이 똑딱이에 담겨 있어간만의 포스트로 얹어 두어야 겠다.
낭아초
이름 때문에 많이 헷갈리게 한 녀석이다.
제대로 알고 보니 이름이 참 곱다. 내 고향 진주 월아산 기슭에서 본 낭아초.
파리풀
예전엔풀뿌리를 짓이겨나오는액으로 파리를 잡았단다.
파리풀이라고 알기 전 까지 `도둑놈풀`이라고 혼자 이름 지었던 녀석이다.
풀섶을 지나면 옷에 마구 붙던 `도둑놈`....
부처꽃
음력 7월 15일 백중일에 부처님께 이 꽃을 바쳤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꽃말이 `정열` `사랑의 슬픔`이라고....
금사매(망종화)
꽃잎 속 수술이 마치 황금실로 수 놓은 것 같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 `금사매`.
매화를 닮은 건가? 맺힌 물방울에도 황금빛이 배었다.
함박꽃, 금낭화, 수수꽃다리, 노린재나무꽃.
마른꽃으로 있어도 고운 건 여전히 곱다.
변태
몇 해를 땅속에서 지내던 애벌레 변태를 위해 나무를 오르다.
살그머니 적들을 피해 깜깜한 밤에...
이른 새벽지난시간의 모습을 찢고 날개를 펴 하늘을 향해 오른다.
짧게 살다갈 열정의 시간을 위로...
비 내리는 날
메타세콰이이어 근위병처럼 서있는 길을 걷다.
가슴까지 젖어드는 촉촉함.
콰이강의 다리
한해 한번쯤은 오나 보다.
약속
꽁꽁 서로에게 묶여 살고 싶은 사랑
`사랑한다 더 사랑한다 영원히 부르고 싶다.~♪`
라이어밴드의 노래를 흥얼거렸다.
바다에 밤이 내리고 콰이강의 다리와 나린히걸려있는 연육교가 빛으로 단장한다.
난 아직 유리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