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조의 때에 부른 노래
* 칠순 중반의 연세에 암과 투병 중인 내 어머님의 노트에서 옮겨봅니다 *
글/신현순
봄 빛 무르익은 四月에,
생각은 지금도 고향으로 달려가고
내 어릴 적 놀던 내 고향집 울타리 아래
금빛 찬란한 햇살 받으며 맑고 청순하던
四月의 여린 가슴들
반짝이던 풀잎 뽑아 옹기종기 모여서
고사리 손으로 풀각시 만들어 소꿉놀이하던
내 고향 그 집.
꿈속에도 달려가는 고향 그 하늘
오빠와 나란히 앉아별을 헤며
노래 불렀던 '별 삼형제'
아 - 고향아!
그때 놀며 만지던그 흙의 부드러움도 손끝에 아련한데
지금은 향수에 젖고 곱던 저녁노을에
소중하던 내 어린 영혼이 놀며 머물던
내 고향아 -
아 - 그리운 고향아! 가고픈 고향아!-----------------------------------------------------------------
- 오래 전 기억으로 어머님의너덜거리던노트는 몇 권씩이나 되었는데....
귀중한 보물처럼 서랍장 아래 넣어 두곤 하셨는데....
철부지였던 우린 그것이 30대 청상으로 삼남매 키우며 힘드실 때 마다
이런저런 어머니의 가슴을 털어 내놓는 어머니의 참벗인 줄 몰랐었죠.
머리가 커진 우리들은 이사 때 별 쓸모도 없어 보인다고 그것들을 다 정리(?)
하고 말았었죠. 어머님의 반평생도 더 넘은 시간을 쓰레기로 버린 불효를
했었습니다.
그 후로 어머니는 몰래 작은 노트에 써서 가방 속에 두셨던가봅니다.
우연히 보게 된 어머님의 수첩만한 노트에 이 글이 적혀 있었습니다.
어머님 낙조의 때에 유년을 회상하시며 적으셨던가 봅니다.
사랑하는 내 어머니....
- myungs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