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탈출이나 할까나?
오랜 통신지기 친구 하나가 몇 해 전 그런 말을 했었다.
- 내 몸에 걸린 족쇄같은 모든 것들 훌훌 벗어 버리고 산 속에 박혀 밤하늘 별이 나 실컷 보다
왔음 좋겠다. 일상과 어떤 고리도 연결 되지 않은, 나만의 시간 속으로 가고 싶다.
컴퓨터도 핸드폰도 없는...-
그러고서는 그 친구는 실종 아닌 실종상태를 한 보름 정도 하고 다시 돌아 와
- 바보 같이 하늘에 별이 그리 많은 줄 몰랐어. 아직도 별똥별이 있었어. 수직으로 꽂혀 내리는 걸
보고서야 아~~! 그랬지... 어린시절여름 날평상에 누워 하늘과 마주하고 있노라면 별똥별 몇 개 쯤은
쉽게 보았는데... 바보같이 하늘엔 별똥별이 산다는 걸 잊고 있었어... -
오늘은 내가 일상에서 실종까진 아니지만 탈출을 시도했다.
흔들릴때 마다 달리고 싶던 7 번 국도... 그 7 번 국도를 타고 달려 온 거다.
7 번 국도... 해안선을 따라 오다 만나는 풍경들이다.
7 번 국도... 밀리는 파도를 보는 것 만으로 가슴이 푸드득이는 <장사 해변>...<화진휴게소>
에서 내려다 보는 해안선... 10 여 분달려 오르면 대게로 유명한 강구항이다.
맑은 오십천 물과 바다가 만나는....
여기..강구 사람들은 이 <강구등대>를 <축강>이라 한다. <축강>이 왜 축강인지 물어보면
그냥..옛날부터 <축강>이었으니까.. 그렇게 답을 하고 만다.
지금 난 그 <축강>과 가까운 바다가 보이는 언덕 위의 집에 자리를 잡았다.
아마 며칠은 여기서 바다만 실컷 보고 갈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아름답다는 해안도로<강축도로 - 강구와 축산을 연결한 도로>도 물론
드라이브로 즐길 것이다.
현재 내가 머물고 있는 위치에서 바다와 그 바다를 나란히 끼고 있는 강축도로다.
지금 밤바다에는 오징어배의 집어등이 온바다를 대낮 같이 밝히고 있다.
- myungs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