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반사다

자~ 꿈꾸러 가자

풀꽃길 2004. 10. 8. 19:33


내 마음은 벌써 새로 난 밀양 수산의 다리를 건너고
밀양 초동마을을 지나 부곡온천지의 오르막을
넘어서고 있다.


이 고개 넘어서면 영산... 역사의 땅 영산 거쳐
창녕으로 가는 지방도를 마구 달린다.
가다 계성 못미처 휘어진 길 그 어디쯤선가
오른쪽으로 접어들면 푸른 물 품고 있는
그래, 옥천저수지라고 했다.


저수지 끼고 좁다란 길 끝간데까지 가면
산골마을엔 아직 토봉을 치고 있었지.
마을 앞 논 가운데 두덩에는 다복솔 몇 서 있었지.
어디로 가는 길인지 내가 갔던 그땐
온통 도로공사 하느라 산 옆구리들이 벌갰어.
그길 돌아 나오다 옆에서 관룡사란 절집을 만났지.


거기서 하왕산을 오른다고 했어.
하왕산엔 억새가 좋다면서요?

단지 그 물음만 던지고 절집에선

네... 그렇죠...가을에 오세요. 그랬지.
하지만 그 후로는 못 가봤어...


언젠가 티비에서 정월 보름날 억새밭 태우기를 하는
장면을 보았지. 풍년제라 했어.
아...저 억새 뽀얗게 머리 세어버린 저 억새
못보고 말았구나... 아쉬워하기만 했어.


난 이제 하왕산성을 오르고 있어.
오늘밤 꿈 속에선 난 하왕산 그 너른 천지에
은백의 머리 흔들리고 있는 억새를 보게 될 거야.
자~~~ 꿈꾸러 가자. 하왕산 억새도보고
오는 길에는 위장병에 좋다는 함박약수 한 모금 마시고 오리라..

- myungs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