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반사다

엄마가 없는 아이 - 다섯

풀꽃길 2004. 10. 19. 09:40


결국 어무이가 내리치는 댓살 회초리 앞에서(고문조작 사건) 난 무너지고 말았다.

여태껏의 부정이 거짓말이 되고 거짓으로 하는 긍정이 진실이 되고만 것이었다.

“그래. 진작 바로 말하지 않고 왜 맞고서야 손을 대었다고 하느냐. 어떻게 했느냐”

갈수록 상황은 난감해졌다. 성서에는 ‘거짓이 잉태한 즉 죄를 낳는다’ 하였지만

그 정도 까진 아니어도 거짓이 또 거짓을 만들도록 하였다.

그때 난 매에서 놓여나고 싶다는 일념으로 ‘학교에 들고 가서 아이들에게 나누어주었다’

했고 어무이는 딸에게 참말과 ‘잘못을 용서해 달라’는 고백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만족하셨는지

그 수실을 찾으려는 노력은 하지 않으셨다.

그날 난 억울함으로 소리 없는 울음을 얼마나 목으로 삼켰는지 목안이 부을 정도였다.

두레상 앞에 앉아 저녁을 먹을 때에도 목넘어로 울컥울컥 치미는 설움을 삼키느라

밥알을 넘기는 목에 통증을 느끼기도 했다.
밥상에서도 반드시 꿇어앉아야 하는 가르침으로 인해 살이 터져 피가 범벅이 된

종아리를 한 채 밥상 앞에 꿇어 앉아 있어야 했다.



- myungs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