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반사다

다대포 풍경 - 정월 대보름

풀꽃길 2005. 2. 24. 02:45

다른 일들 접어두고 나도 달맞이나 하자.~ 하고 나선 길...

낙동강이 700 리를 달려와 지쳐 풀릴대로 풀려버린 곳, 다대포 바다...



다대포.

그 너른 백사장에 하늘에 연이 날아 오른다.

꿈을 펼치려 날아 오른다.



일몰을 지켜보며...

오늘처럼 태양이 초라한 날이 있을까.

해넘이를 유심히 보는 사람은 큼직한 카메라를 든 사람들의 몫이다.

다들 달맞이에 바쁘기만하여 해가붉은 눈물로지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다.



"건강하게 해 주십시오."

"직장 갖게 해 주십시오."

"공부 잘하게 해 주십시오."

"시집 장가 가게 해 주십시오."

가난한 소원 하나 써서 달집에 붙인다.



『소원성취 하옵소서 』

지신을 밟으며 풍물놀이가 시작 된다.

상쇠의 꽹과리에 맞춰 징, 북. 장고가 한 판멋들어지게 논다.

깨갱깽깽깽~ 징~징~ 퉁탕~퉁탕~쿵다닥 쿵닥 ~

어깨가 들썩들썩~~ 저절로 신명이 난다.



정월 대보름 달이 떠올랐다.

불길이 달집을 싸안고 이글거린다.

붉다.

오늘만큼은 붉어야 한다.

막걸리에 취한 그대도 붉고

불길에 취한 나도 붉고

풍물에 취한 신명도 붉고

타올라라.

타올라라.

지난 날 액운 다쓸어담아 타올라라.

가난한소원 하나 안고 타올라라.

저 하얀 보름달이

홧홧 붉어지도록 타올라.

오늘만큼은마음껏 타올라라.


불길은 연에 이르러 닿으려 하고

연은 떠올라 달에 닿으려 하고

달은 어디에 닿아 소원 하나 풀어 주려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