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반사다

금샘이 있어...

풀꽃길 2005. 5. 26. 01:10

거친 숨을 몰아가며 원효봉을 넘으면 드디어 북문으로 내려서는 내리막이 시작 된다.

멀리 시선을 두면 마주 보이는 고당봉.

며칠을 그리움으로 앓게 했던 금정산의 정상이다.

[북문] 앞으로 내려서서 `세심정(洗心井)`에서한모금의 물로 갈증을 다스린다.

`마음을 씻는 우물` ... 금정의 최고봉에 오르기 전 해야 할 의식일까.

바위군들을 헤집고 오르는 [고당봉]은 한 번 올랐던 터라 한결 수월하다.



[고당봉]의 표지석 전면엔 높이와 봉의 이름이 새겨져 있고

뒷면엔 노산/이은상 님이 지으신 글이 새겨져 있다.

『 돌우물 금빛 고기 옛 전설 따라, 금정산 산머리로 올랐더니

눈앞이아득하다 태평양 물결, 큰 포부 가슴 속에 꿈틀거린다』

여기서 [고당봉]이간직한 이야기를옮겨 본다.

『정상(頂上)부분이 거대한 화강암 덩어리로 이루어져 있는 이 봉우리에는

하늘에서 천신인 고모(姑母)할머니가 내려와 산신(山神)이 되었다(異說도있음)하여

그 이름이 유래하였는바, 이는 고대의 신선사상에 기초하였다고 볼 수 있으며,
지금도 정상부근에는 고모당(姑母堂)이라는 기도처가 있다.
금정산(金井山)10여봉 중 최고봉이며,
그 가슴께에 용머리형상의 용두암(龍頭岩)이 있고, 남쪽 산허리쯤에는 고당샘이 있다.
동쪽 능선 허리에는 범천(梵天)의 금어(金魚)가 오색 구름을 타고 내려와 살았다는

금샘(金井)이 있어서 금정산(金井山)과 범어사(梵魚寺)라는 이름의 연원이 되었다.』

[금정산]이란 이름을 갖게 된 연유가 [금샘]으로 인하여라 하니'어찌 [금샘]을

보지 않고 그냥 가랴, 하고 [금샘] 찾기에 나섰다.

얼마 전의 산행에서 [금샘]찾기를이루지 못했던 지라 이 번엔 다른 산객에게 도움을

청했더니 길도 험하고 찾기도 쉽잖으니 그냥 내려가라 한다.

그런다고 마음을 쉽게 접을 수는 없는 일이 잖는가.

미로 같은 길을 헤메고, 바위들을 안고 몇 차례 씨름을 하고,바위 틈으로

낮은 포복도 하며 겨우 찾은 [금샘] 입구.

거의 수직에 가까운 벽 같은 바위가 터억 버티고 섰고 흰색의 굵은 밧줄이 걸려 있다.

그리고 그 옆 바위 벽엔 돌로 긁은 흔적으로 [금샘] 이 희미하게 쓰여 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놓치고 지나치기가 쉽상일 것 같은...

신비스런 [금샘]은 이렇게 제 모습을좀처럼 드러내기싫어하고 있었다.

수직에 가까운 바위 벽을 타는 건 불가능 하고다시 바위 밑 틈새를 기어 들어가 만난 [금샘].


금어(金漁)가 오색구름을 타고 내려와 살았다는 [금샘]의 모습이다.

금정의 이름 또한 이 [금샘]으로 인하여니...

바위 속의 물은 한 여름 가뭄에도마르는 법이 없다 한다.


[금샘]을 찾느라 바위 봉우리들을 헤집고 다니다 바위 틈새에서 발견한 [애기샘].

(임의로 붙인 이름 임) 바위를 타고 내린 물방울의 조각품이다.

[금샘]을 뒤로 하고 다시 걸어왔던 길을 되돌아 [동문]으로 하산을 했다.

다음엔 [금정산 동문] 에서 시작하여 [남문] 쪽으로 토막산행을 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