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반사다

누님 사랑합니다.

풀꽃길 2005. 7. 8.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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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납니다.
자꾸 속으로 솟구치는 눈물을 삼키지만...


누가 볼세라 화장실에서 세수를 했지만 울컥울컥 눈물이 납니다.
하루종일 세상과 씨름하다 피곤한 몸, 날카로워진 신경에 그래도휴식이 기다리는

퇴근길로 차를 몰면서 반가이 맞아줄마흔둥이 아들놈 생각에

빵집을 서성이는 일상의 아빠가 됩니다.


오늘도 여느때 같이 빵 몇개 든 봉지를 들고 벨을 눌렀지만

반가워 뛰어 나와야 할아들놈 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오늘은 다른날 보다조금 늦었나 봅니다.
제놈도 일상이 있으니 내일을 위해 일찍 잠이 들었겠지요.


옷을 갈아입고 거실로 나오니 어머님이 현관 옆에 서 계셨습니다.
현관문이 반 쯤 열려 있는 게 보였습니다.
"문 닫으세요." 하고 어머님께 말씀을 드렸더니 어머니는 아무 말씀없이 현관 옆

어머님 방으로 들어가서 문을 닫으시는게 아니겠습니까?
그 순간 와락 눈물이 났습니다.
아들의 지친 모습을 안스러운 눈으로보고 계시던 어머님이 `문 닫으시라`는 말에

쓸쓸한 표정으로 당신의 방으로 들어가시면서 방문을닫으신 겁니다.
뒤따라 들어간 난 그냥 어머님을 부둥켜 안고 엉엉 울었습니다.

현관의 중문을 닫으시라는 것이었는데....


"케익 드세요."


순간의 눈물을 멈추려 상황을 바꿔 보지만 그렇게 당당하시던 어머니의 옛모습은

어디로 가고 병색이 완연한 약하디 약한 나의 어머님이 내 앞에 계시는 겁니다.
우리 모자는 같이부둥켜 안고울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이 글을 쓰며 울고 있습니다
사시면 얼마나 사실까 싶은어머님이신데...


늦깎이로 올해 대학원엘 갔습니다 .
수업료 납입 고지서를 보시고 첫 회비는 당신이 주신답니다.

"니 새끼 니가 학비주듯 넌 내새끼니 내가 주고 싶다." 하시며

그 귀하고 피같은 돈 200 만원을 주셨습니다.
20 여 년전 대학 1학년 입학 때 받아 보고는 처음이었습니다.
책에서 손 놓은지 20년하고도 몇 년이 지났지만,
바빠서 하루쯤 빠지고 싶지만 전 학교를 안 갈수 없습니다.
어머님이 주신 돈으로 낸 학비이기 때문입니다.
3 년후 그때까지... 졸업할 때 그때까지만 우리 어머님이 살아만 계신다면

졸업하는 날 석사모를 어머님께 바칠것입니다.

.........

누님 사랑합니다. /동생이 씁니다.

몇 해 전 동생에게서 받은 메일이 아직 있었기에 옮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