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반사다

바람 좋은날

풀꽃길 2005. 8. 24. 04:06

이런저런 잡다한 일들로 몸도 마음도 지쳐버려

한없는 게을리즘과 혹은 귀차니즘에 빠져 유영하다

`침몰이다. 이건... 이래선 안되는 거 아냐?`

또 하나의 내가 들려주는 꾸짖음에 순간 퍼뜩 정신이 가다듬어져

`그래...가슴 속 창을 열고 환기 좀 시키자.`

하고 목적지도 없이 나선 길.

집 가까이에 임시개통 시켜 놓은 남해안고속도로의 `화명 나들목`으로

애마를 달렸다.

`아.... 가을이다. 며칠 전까지 열대야로 홧홧대며 잠 못이루지 않았던가..`

하늘도 구름도 이른 가을향기에 흠뻑 젖어있다.


화명 나들목/하늘색과 구름...이른 가을향기가 잔뜩 베었다.

한 손은 핸들, 또 한 손은 카메라를... 이렇게 텅 빈 도로를 만나기란 정말 드문데...

서마산 나들목에서 내려통영으로가는 14 번 국도로 바꿔 탔다.

마산을 지나 진동으로 들어서기 전 [현동 사거리]의 좌회전 신호를 받았다.

`그래... 거기를 가보는 거야. 얼마나 됐지? 음..10 년이 넘었네...`

목적지가 정해졌다.[저도猪島] 한자말 그대로 돼지섬이다.

섬의 형상이 돼지 모습일까?

십 년도 더 전에 그 섬을 찾았을 때 빨간 철다리의 예쁜 모습에환호했던 기억이 있다.

겨우 차 한 대가 살금살금 오금 저려가며 지날 수 있던 다리...


한참을 달려 드디어 도착인데

이런...새로 연육교가 생겨 육지와 저도섬을 이어주고 있다.

다행이 빨간 철다리는 지난 날 제자리를 그대로 지키고 있고...

차 한대가 겨우 지나가던 그 빨간 철다리는 그 자리 그대로~

어촌의 한가로움 보다바다는 더 고요하다.

몇 시간을 그렇게 머무르며

바다에 곯아빠진 넋을 내어주고

바다에 취한싱싱한것들을 가슴에안고 돌아오는 길에

나에게 들려주는 말.

`아자아자~이제 잠에서 깨어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