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반사다
가을여행
풀꽃길
2006. 10. 12. 11:20
봄이야 온통 스물거리며 살랑거리는 새 기운으로
궂이 어디론가 떠나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이 없었지요.
고개 돌려보면 지천에 꽃향기로 가득했으니까요.
여름에는 계곡의 푸르름과 계곡의 물줄기를 찾아
수박 한 통 물에 담그고 바짓가랑이 둥둥 걷어 올린 다리도
푹~ 담그고 나면 더위로 땀으로 찌든 몸과 마음이
그리 시원할 수가 없었죠.
젊은 날에는 바다였다가 나이드니 계곡이 되어버렸답니다.
가을은떠야지 않고서는,
휭~ 바람처럼 돌아치지 않고서는
도저히 못 배길 것 같은 야릇한 압박감으로 앓다가
어느 한 날 싸아한 길을 따라나서고야 맙니다.
가을여행.
꼭 작년 이 맘 때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