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반사다

나흘간의 사랑

풀꽃길 2007. 11. 20. 01:55

의 그렇게 14, 5 년 가까이 되어가나 보다.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시공사』를 읽었던 게.

그 책을 읽던 날을 난 잊을 수가 없다.

시외버스 안에서 그 책을 펼쳤는데

처음몇 장을 넘길 때엔그저 눈감고 장면을 연상해 그리면

가슴 한 켠에 싸아한 바람이 일어 눈시울이 붉어지는 정도로 시작했는데

페이지를 넘길 수록 읽기보다 덮는 회수가 더 많아졌고

옆자리 사람을 의식하고 있어도 흐르는 눈물을 어쩔 수가 없었다.

킨케이드와 프란체스카의 나흘간의 사랑.

글 몇 줄에 눈도 가슴도 다 묶여 눈물 외에는 어떻게 할 수 없었던...

당신을 발견한 사실에 감사한 마음을 안고 살아가고 있소

우리는 우주의 먼지 두 조각처럼 서로에게 빛을 던졌던 것 같소

신이라고 해도 좋고 우주자체라고 해도 좋소

그 무엇이든 조화와 질서를 이루는 위대한 구조하에서는

지상의 시간이 무슨 의미가 있겠소

광대한 우주의 시간 속에서 보면 나흘이든 4억 광년이든 별 차이가 없을거요
그 점을 마음에 간직하고 살려고 애쓴다오

하지만 결국 나도 사람이오 그리고 아무리 철학적인 이성을 끌어대도

매일 매순간 당신을 원하는 마음까지 막을 수는 없소

자비심도 없이 시간이 당신과 함께 보낼수 없는 시간의

통곡 소리가 내 머리 속 깊은 곳으로 흘러들고 있소

당신을 사랑하오 깊이 완벽하게 그리고 언제나 그럴 것이오

-마지막 카우보이 로버트 -

할 이야기가 있소. 한가지만...

다시는 이야기 하지 않을 거요.

누구에게도....

애매함으로 둘러싸인 이 우주 속에서

이런 확실한 감정은 단 한 번 오는 거요.

몇 번을 다시 살더라도 다시는 오지 않을 거요

------- [로버트 킨케이드]



나흘 동안 그는 내게 인생을, 우주를 주었고
조각난 내 부분들을 온전한 하나로 만들어 주었어.
나는 한 순간도 그에 대한 생각을 멈춘 적이 없단다.
그가 내 의식 속에 있지 않을 때도.
나는 어디선가 그를 느낄 수 있었고,
그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지

사랑은 예정 된 것이 아니다.

그는 떠났어도 감정은 변할 수 없는 것

만약 그와 떠났더라면

그와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누구에게 말할 수 있었을까

-------- [프란체스카]



책을 읽고 한 두해 지나 영화가 되어 나왔다.

어떤 책이든 영화가 되어 나오면 '이 영화를 볼 것이냐 말 것이냐.' 갈등하다

보아야겠다고 마음 먹고 막상 극장 앞에서면 다시 망설여지곤 했다.

책으로 받은 감동이나 감흥을 영상표현력이 제대로 다 살려내지 못하는 것 같아서였다.

킨케이드 역에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프란체스카 역엔 메릴 스트립이맡았다.

[황야의 무법자]가 심어 준 이미지 때문이었을까.

킨 게이트는 조금은 무게감이 있고 중후한 멋이 있었으면 좋겠다 했는데

과연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하면서도 결국 영화를 보았다.

책이 아닌 영화를 보면서도 울고 또 울었다. 사랑이 눈물을 원했기에.....




오랜 시간이 흘렀다.

충북 제천으로 가는 국도.

죽령을 옛길로 넘고 충주호반을 향해 가는 길에 "흡~" 하고숨멎을 것 같이

멋진 다리 하나를 만났다.

빨간지붕도 없는 그 다리, 중앙선 철교를 보고 지른 소리가

"야~ 메디슨 카운티 다리~~" 였다.

실제와 닮은꼴이라고는 전혀 없는데

그 후로 내 가슴엔 항상 '메디슨카운티 다리'로 기억 되었다.

다리의 위치를 묻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킨케이드도 없고

다리 난간에 놓아두는 사랑의 편지는 없을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