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반사다

New Garden of Eden

풀꽃길 2007. 11. 30. 22:32

제 참으로 소중한 선물을 받았습니다.

저 멀리 남쪽 푸른바다에 동그마니 떠있는 섬 욕지섬에서 온 선물입니다.

상자 한가득 담긴 사탕봉지가 100 여 봉지는 될 것 같습니다.

이것저것 고루 섞어 입구를 예쁘게 묶어 담아 보냈습니다.

`이웃과 나누어 드시라.`며....

크리스마스 인사와 함께 보내주신 이는

위암 3 기 판정을 받고 `어디서 죽은 들...`하는 마음으로 작은 섬으로 들어가

죽음, 그날이 올 때까지 몸 누일 곳을 직접 짓기 시작했답니다.

돌을 모아 그 돌로 가루를 내어 집을 짓기 시작했다지요.

하루, 한 달, 한 해... 그렇게 시간이 흐르는 동안

시간은 죽음으로 가까이 다가오고 있는 게 아니라

삶으로 그 생명을 옮겨주고 있었습니다.

이젠 시간 보다 더 큰 세월이 흘러가고 하나 둘 세워진 조각 같은 건물은

자그마한 동산이 되었습니다.

암으로 사선에 놓였던 딸도, 그 딸의 남은 시간을 지키기 위해 함께했던 어머니도

뭍의 사람, 도시의 사람과는사뭇 다른 모습이 되었습니다.

욕심도 빼어버리고 미움도 지워버리고 그 가슴에 남은 것은오직 기쁨이고 사랑입니다.



어머니 최숙자 님 딸 윤지영 님이 사탕선물과 함께 보내주신

연말인사를 겸한 크리스마스 인사입니다.

가는해의 뒷모습이 그대있어 아름답고

오는해의 기다림이 그대있어 설레이네



사탕봉지를 좌르륵 펼쳐놓고 기념사진도남겼답니다.


두 모녀의 사진입니다.

얼마 전 Y 시인의 `꽃자리 축제`때 찍은 사진이 있긴한데 저만이 아닌

몇몇 사람이함께 찍은 것이라 올리지 못하고 퍼 온 걸 올립니다.

이를 악물고 돌을 깨어 가루로 만드느라 그리 되었을까요?

어머니 최숙자 님은 치아 하나 없이 잇몸만이 남았습니다.

그래도 잇몸만 보이는 웃음이 그리 따뜻하고 마냥 좋아 보이기만 했습니다.







두 모녀의 삶은 이미 여러 방송사에서 다루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겁니다.

두 모녀가 돌을 가루내어 손으로 빚어 낸 작품들입니다.

이젠 욕지섬의 명물이 되어 진 이 곳을 두 모녀는 `새 에덴동산`이라고 이름 하였습니다.

몇 개월 전 욕지섬에 갔었지만 예정 없이 갑자기 다녀온 길이라 가보지도 못했답니다.

`내년에는 꼭 가리라.` 계획을 세워 두었답니다.

욕심없이 사시는 두 분께 `새해에도 강건하시기를 빕니다. 하고여기서 인사를 전합니다.

- 건축물의 이미지는 삽질 한 것입니다.

[천상병] 시인의 詩 `귀천`[고승하] 님이 곡을 쓰고 [김산]이 노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