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바탕 웃다.
얼마 전 컴퓨터가 돌퓨터가 되어 버린 적이 있었다.
밤 늦은 시간까지 잘 가지고 놀았(?)는데 아침에 부팅을 시키니
[하드에러] 메세지가 뜨고 윈도창은 깜깜이다.
몇 번의 리부팅도 소용없어 어쩔 수 없이 병원으로 보내면서 컴닥터에게
"제발 하드 좀 잘 살려달라."고 애원을 했었는데
컴 하드가 두 개 인데다 파디션까지 잡아 분할을 해뒀더니
이것저것 다 살리기가 제대로 안되었나 보다.
며칠 지나 폴더랑 파일이랑 하나씩 챙기다 보니
"허걱~!!! 우째 이런 일이..."
사진도 하드 하나에 들었던 것[산행사진]만살았고,여행사진이나가족, 기타 등등의
사진들은깨끗이 사라지고 없다. 1,000 여 곡이나 되는mp3 파일도....
"혹시 어느 갈피에 들었을지도 몰라."
하는 간절함으로 시작프로그램에서 검색창을 띄워 폴더 파일 찾기를 해도 없다.
사라진 것에 대한 미련으로 끙끙대다
"참 텍스트 파일...!" "오~! 맙소사... 이 건 아니잖아..."
시도때도 없이 주절거려 놓았던 글들이 단 한 자의 흔적도안남기고다 사라지고 없다.
감정이나 감성에 잡혔을 때를 놓지고 나면 다시 나오지 않는 게 글인데....
한 이틀을 사라진 글과 사진 땜에 마음이 불편했는데 오늘 저녁나절
"어쩌면..."이란 희망이 번쩍~ 머리를 스쳤다.
그리하여 찾아 든 한 포털싸이트의 까마득히 오래 전의 내 홈페이지.
PC 통신이 사라지면서 갖게 되었던 가상의첫 집.(지금은 창고로..)
아쉬운대로 그곳에 있는 텍스트들을 긁어 모으고 사진들을 다운받고 했다.
한글파일로 저장하는 작업을 저녁내내 하다 지쳐 갈 즈음에
그 곳에 어느 님이 적어 두신 글 하나를 보고는너무 재미있어 쿡쿡대며 웃다가
혼자 웃기보다 같이 웃자 싶어 여기다가 옮겨 본다.
IP : 글 작성 시각 : 2001.02.23 21:35:36
- 음주운전자의 글
안녕하세요...비가 내리는걸 보니 봄인가봐요~~
제가 글 솜씨가 없어서요..좀 도와주세요?
음주운전으로 적발 되었는데
경찰서에 반성문 제출해야 합니다.
그래서 도움이 필요합니다.
=내용은: 1.음주운전에 대한 반성,용서(동정심 유발)빈다..
2.앞으로 음주운전은 않겠다는 애원형..
많은 도움이 필요합니다..
즐거운 하루되세요,,,=^.^=
-해결책으로 올려 준 글
이런...
반성문도 학창시절에 이력이 있던 분들이면 멋지게 쓸 수 있을텐데...
= 내 정신이 아니었네요. 평소의 지는 안 그래유~ 근데 잡히고 보니(?)
너무 잘못 했네유~~ 알콜섭취로 인해 순간, 지성과 양심을 상실한 인간이
되어 버리고 말았네유~~~ 암만 세상살이가 힘들다 해도 운전자가
술을 마신 채 운전대에 앉아선 절대루 안되지여...
제가 큰 실수를 했구먼요. 처벌을 달게 받겠구만유~~~
지가 뭔 할 말이 있겠시유....
(동정심 유발이 가능할런지...하하)
= 맹세코 앞으로는 절대루 술마시고 운전 안할거네유...
하늘 땅을 걸고 맹세하겠시유~~ 두번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할 것이니
선처를 부탁드리는구먼유...
참말로 내가 잘못했구만요~~~ 정말 선처를 부탁드리는구먼유~~
(애원형은 영 아닌 거 같네요...하하)
* 님은 힘든 상황에 있는데 저는 님의 글로 인해 웃음 한 번 크게 웃었습니다.
해결책이 아닌, 순전히 장난질이 되어 있는해결책(?)이었습니다.
글을 옮기며 한 번 웃고나니, 며칠 끙끙대던 스트레스도
사라진 글과 사진처럼 그냥 가벼이날아가는 것 같습니다.^&^
최지연/ 하얀나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