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반사다

하루가 즐거우려면

풀꽃길 2008. 1. 19. 00:39

`루가 즐거우려면 목욕을 하라.` 했던가.

이틀 전 알레르기 한 판으로 몸은 아직 제 리듬을 못찾고 입맛도 뚝 떨어졌다.

내장기부터 시작하는 알레르기고 보니 장이 아직 음식물을 달가워하지 않는 거다.

오전 내내 축 늘어져 뒹굴다 오후에 `목욕이나 가자.` 하고

가까운 온천찜질방으로 가서 으슬한 몸을 참숯방에서 달구어 풀고는

온천물에 시원히 목욕도 마치고늘 그러하듯 저울 위에 올라섰더니

이런... 이틀 만에 거의 - 2kg 이다.

일단 체중이 빠졌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인데 아팠던 후유증이라...

달래 된장국으로 저녁을 먹고 난 시간.

[소리바다]에 접속 해 얼마 전하드에러로 음악파일을 다 날려버린허전함을 채우려

이것저것[찾아줘]를 클릭하여 받으면서 다운로드 된 음악을 들었다.

빵빵한 5.1 채널 스피커는 아니지만 그래도 우퍼를 포함한다섯개의 스피커는

나름대로 소리를 내어주고 있었다.

올드 팝에서 시작한 음악은 [로즈 와그너 합창단]의 노래로 [빈 소년 합창단]

노래로 계속 이어지고 음악에 취할수록볼륨도 서서히 높아져마치

`작은 음악회` 도 온 듯한 기분이 되었다.

허기진 사람 목소리같이 아직 힘이 들어있지 않은 목소리로

자 아인 크나봐인 뢰슈라인 슈테힌~♪

뢰슬라인 아우프 데어 하이덴~~♬

독일민요 [들장미]를 합창단의 노래소리에 맞춰소리내어 불러도 보았다.

한결 기분도 맑아지고 몸도 개운해지는 느낌이다.



- 악에 관한이야기

사람살이라는 게 다 거기서 거기라 살다보면 때론, 생각지도 않고 준비도 없는

상태에서 고난과마주해야 할 때 가 있다. 내게도 참 어려운 고난의 시간이 있었다.

그 어려움에 빠져 있던 내게 지인들이 위로의 선물을 전해 주었는데 시간이 흘러도

지워지지 않고 기억에 속에 남아 있는선물이 있다.

한 지인이 준[Beethoven Symphonies 9 / 합창교향곡]이 그러하고

또한 지인이 내 손에 쥐어 주고 간 [알퐁스 도데/별]이 그러하다.

난 극한 어려움 속에서 `환희의 송가`를 들었고 양치기의 투명한 `사랑`을 읽었다.

별을 꿈꾸게 해주고 싶어 했던 그녀는 먼저 별이 되어먼 여행길을 떠났고,

베토벤의 합창교향곡은 아직 내게 그대로 간직되고 있다.

MP3 파일을 받던 이야기가 조금 방향을 달리해 가고 있지만 계속 이야기를 해야겠다.

Beethoven Symphonies 9 을 들을 때의 내 습관 혹은 자세.

음악을 틀어 놓은 채 이런저런 일들을 전혀 못한다. 등을 벽에 붙이고 무릎은 세워

두 팔로 감싸고,두 무릎 위에 머리를 숙여 최대한 몸을 작게 만들고서야 듣는다.

왜 이런 습관 혹은자세가 되었는지 모른다.

카라얀의 지휘로 연주 되는 음악을 들으면서난 숨을 죽이고 전율한다.

2 악장,타악기의 그 강열함이 심장을 파열시킬 것 같은두려움과 희열에 젖게한다.

마치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그 느낌의 강렬함....

4 악장, `환희의 송가`가 울려퍼져야 비로소 서서히 이완되는 세포들.

오늘 저녁 이런저런 합창곡 파일들을 받으며 `작은 음악회` 운운하다

가장 힘들게(?) 듣는 베토벤의 교향곡 9 번 이야기까지 다 나오고 만 것 같다.

어쨌거나 음악은 힘들 땐 위로가 되기도 하고 즐거울 땐 몇 배의 기쁨이 되기도 한다.

`하루가 즐거우려면 목욕을 하라.`에 다가보태어 `더 큰 기쁨을 맛보려면 음악을 들어라.`

한 이틀 정도를 힘겨워 하던 몸이 목욕의 즐거움과 음악의 기쁨으로가뿐해진 것 같다.

독일민요/들장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