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반사다

승학 그리고...

풀꽃길 2008. 1. 25. 00:28

즈음 몇 년에 들어 산을 찾는 인구가 부쩍 늘어난 건 사실이다.

나만 해도그런 경우니다들 나보다는 좀 더 부지런하고 건강에 관심을 가진

이들이라면 당연한 일 일게다.

오늘 인물과 사상 2 월호에서 김찬호 님(성공회대 외래교수)의

중년여성 갱년을 어떻게 할까 라는 제목의 글을 읽었다.

요즘 시대는 오리지날 아줌마들이 설 곳이 없다 한다.

지하철에서 보채는 젖먹이에게 젖을 물린 한 아줌마는 뻔뻔스럽다고

아줌마가 되면 다 저러냐고 젊은 청년에게 당하고 나서 인터넷에 자신이 당한

모욕에 대해 글을 올렸는데, 그 글에 달린 덧글에는가슴을 내놓고 젖먹이는 것을

어떤 남성은 심지어 짐승 같다고 까지 표현했다니 도대체아줌마를 포함한 여성은

남성들에게 어떤 존재인지 기가찰 일이다.

과거 억척스럽던 오리지날 아줌마들은아줌마 같지 않은

신세대아줌마쭉쭉빵빵 들에게서 밀려난지 오래고 교양도 없고 무식하다고

무시까지 당하는 상황에까지 이러렀으니...

소위 신세대 쭉쭉빵빵은 남성본위의 사회에서 인정되고 그 인정이라함은

결국 섹시(sexy)와 관련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성적대상으로서평가되고 있는 셈이다.

갖가지 운동시설을 갖춘 휘트니스 클럽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여기저기 몸짱 열풍이 불고 그 열풍 시류에서 행여 낙오될까 염려로 비만크리닉에다

태반주사에다 성형까지... 참으로 어지럽다.

건강을 위해서라면 어찌 나무랄 일이겠는가. 건강보다섹시해 보이려고 라니....

오늘 한 번 웃자고 퍼다 옮긴 비욘세의 공연 중에 아마 코러스 팀인 것 같은데

그 팀의 몸이 시쳇말로 절대로 쭉쭉빵빵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그 팀으로 같이 활동하고 있다는 게 섹시에 촛점이 맞춰진 우리의 눈으로는

조금 의아해지기도 했지만, 비욘세라는 가수를 다시 생각케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다시 돌아가 산오르기...

사실 난 20 여 년 전, 한 쪽 폐부분절제술을 받은 적이 있다.

제대로 남은 건 왼쪽 하나인데 조금 심한 운동엔 숨이 차 남보다 움직임이 적었다.

게다가 갑상선기능저하까지 겹치고 나니 갑상선호르몬 부족으로 인한 부종이 생겨

40 킬로를 겨우 맴돌던 몸무게가 거의 50 여 킬로까지 늘어났고 대사속도가 떨어져

움직임은 더더욱 힘들었다.

그래도워낙 어릴 적부터 병과는 뗄수 없이 친하게 지낸 터라 일상은 별다른 불편을

호소하지 않아도 될 만큼 몸이 병에 단련 되어 있었다.

그러면서 시간이 흐르고 나잇살까지 겹치면서 도저히 나 자신을 방치해선 안되겠다

건강을 위해 움직이자 하고 시작한 게 산행이었다.

부산근교의 산 부터 시작한 산행은 여기저기60 여 회의 산오르기를 했나보다.

승학산...

동아대학교승학캠퍼스를 품고 있는 산이다.

캠퍼스를 들어서 왼편으로 오르다 보면 들머리가 시작 된다.







승학산은 부산에서 억새가 유명한 산이다. 게다가 조망권도 좋은 산이고...

지나 온 높은 저 봉우리가 동아대학교 옆 들머리에서 한참 차고 오른 된비알이었다.



돌무더기 뒤 [아름다운 청년 도성용]이라고 새겨진 돌이 땅에 박혀 있었다.

어쩜돌탑을 쌓은 청년일까...





능선 너머로 멀리 안테나가 서 있는 산이 얼마 전 올랐던 엄광산이다.



승학산과 이어 걸어야 할 시약산에 있는 기상관측소다.


시약산을 거쳐 옆으로 오른 구덕산 정상 표지석.



멀리 신선대 컨테이너부두가 보이고 , 이기대, 오륙도, SK 뷰 가 한눈에 들어온다.



아래로는 용두산공원과 영도대교, 봉래산 왼편 멀리 해양대학교도 시야에 든다.

이렇게 거의 다섯시간 가까이를 승학산, 시약산, 구덕산 세 개의 산과 함께 했었다.
오리지날 아줌마가 갱년극복과 건강을 위해 소롯이투자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