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반사다

주남/겨울 끝자락

풀꽃길 2008. 2. 7. 22:17

새 날다

시린 물과시린 하늘

앙상한 물버들은

꿈조차 야위어 애처롭다

바람마저 살이 내려

비명같이 날카로운울음을

빈 가지 끝마다에 걸어둔

주남저수지

가난한 풍경 속

날마다 일용한 만큼의 허기를 채운

나그네새 한 떼가 날아오른다

기다림이다

유랑의 길에 서서

길게 목놓아 우는 울음은

봄의 혼령을 부르는몸짓이다

오늘도물길을 차오르며

허공을 장대히 수놓을 수 있음은

기다림이 끝나는 날

지친 나그네 삶을떨치고

먼 하늘을 날아돌아갈 고향이 있기 때문이다

봄이 오면

그날에 진정한 비상을 보여주리라

생명을 잉태하기 위해

가난한회귀 속으로길 떠나야 하는

눈물겹도록 화려한 숙명

그 이름으로 차오르는큰 날갯짓을...

- 풀꽃




물과 나란히걷는 길.

이렇게 가난하고 투명한 풍경이 어디 있으랴.

욕심을 지닌 것이라곤 하나도 없다. 진정...






떼새의 군무.

노을 속에 점점이 박혀 솟구쳤다 가라앉고 다시 솟구치고

너울인 양 휘감아도는 군무를 기다리기엔 해질녘이 너무 길게 남아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