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 이를 그리며 추모난장
푸른달 (오월) 열 하룻날.
`내 고향 남쪽바다~` 노산 이은상 님의 `가고파`의 고향 마산, 그리고 가포...
`국립마산결핵요양소` 유배 아닌, 유배의 삶을 살았던 이들의서러움과 아픔이서린 가포다.
지금은 `국립마산병원`으로 이름을 달리하고 있지만 여전히 결핵치료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 병원이다. 곱게 가꾸어진 병원 앞을 지나 목적지인 `천막교회`를 찾아가는 길
바다 위를 가로질러 놓은 `마창대교`가 그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천막으로지어진`OO교회` 를 빌려 오늘 이 자리에서 `추모난장`이 열린다.
추모난장...
60대 할아버지(?) 셋이 동요를 부르는 노래패 `철부지` 중 한 분 남기용 선생이
귀천하신지 1주기가 되는 날이다.
경남민예총 회장이신 작곡가 고승하 선생 그리고 먼저 가신 남기용 선생, 또 한 분의
전정명 선생, 이렇게 세 분이 서로 연이 되어 만나 전국 어디든 환경과 통일, 생명,
평화를 주제로 한 모임에는 가리지 않고 달려가 고운 우리말 가사로 된 동요를 10년째
부르고 계신다.
남 선생님과 전 선생님은 부산대학 동기의 연으로, 고 선생님은 전직 음악교사였던 연으로
그렇게 세 사람이 만난 건97년 우리말 운동가 이오덕(2003년 작고) 선생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우리말 살리기 겨레모임'에 참여하면서부터였다.
`철부지`란 별명은 세 사람이 동요를 부르는 모습을 보고 뇌성마비장애를 가지고 있으면서
생명과 평화를 외치다 작고한 마산의 시인 이선관 님이"야, 이 철부지들아"라고 놀렸던 게
계기가되었다 한다.
왼쪽부터 오늘 추모난장의 주인공이 되시는 남기용 선생, 전정명 선생, 고승하 선생이시다.
"야, 철부지들아" 라고 부르던 이선관 시인과 친필 시 `년륜`
이 시인도 2005년 유명을 달리하셨다.
추모난장 펼침안내가 적힌 `가시꽃 피는 오월` 첫 장을 넘기니
『철부지는
2000년 10월에 시작한 60대 할아버지 셋이 부르는 노래패의별명입니다.
전쟁과 파병을 반대하는 [평화음악회]와 통일기원, 터 가리기(지역감정), 생명사랑
같은 문제를 다루는 곳에 애써 찾아갑니다. 이제 한 분을 먼저 보냈다고
이 아우성입니다. 』라고 쓰였다.
난장이 벌어지기엔 아직 시간이 남아 둘러 본 천막교회 안의 풍경.
천막 천장을 가로세로지지하고 있는 쇠막대기에달려있는 깡통모빌들..
`송문용 깡통모빌 작품전`이다. 너무 재미있는 교회풍경이다.
나뭇가지로 만든 십자가가 이곳이 교회라는 걸 알리고 있다.
천장 여기저기 걸려있는 깡통 전투기 모빌...
내가 만일 대통령이라면....
아이들이 쓴 글 앞에서, 전투기 모빌을 보면서 전쟁에 대해생각했고 평화를 그렸다.
목고개를 젖혀 모빌들을 구경하고 시선을 내리니 천막교회 안이 그림 전시회장이다.
2004년하늘여행길을 떠나가신 현재호 화백의 작품들이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으로`자갈치아지매``마산 어시장 아지매`들을 주로 그려
`자갈치 아지매`화가란 이름으로 불려졌다던....
육십구 세까지 어머니의 젖가슴만 그렸더이다
부산 자갈치 시장 여인들
마산 어시장 여인들
지금까지 약 만이삼천 점의 그림을 그려 왔는데도
얼굴도 나이도 모르는
어머니를 찾을 수 없다고 하더이다
음력으로 이천이년 마지막 날에 마주 보고
소주잔을 건네는 내게 눈물 몇 방울 보이더이다
(이선관 '어머니-현재호 선생'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