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반사다

초등학교 첫 번개산행

풀꽃길 2008. 7. 9. 16:27

번개산행 후기 적다 두 번씩이나 날려 먹고 이젠 도전을 넘어 극복의 정신으로 다시 쓴다.

7월 6일. 견우직녀달이란 고운 이름으로도 불리는 달 초 엿새, 첫 번개산행이다.

산행지는 [금정산 하늘릿지]. 금정산이 어떤 산이던가? 우리 국토의 등줄기 태백산맥의

마지막 부분이고 부산의 진산이며, 우리 학교 교가에도 나오는 산이 아니던가?

"태백산맥 금정산 뻗어 내려와 햇살 같이 부지런한 정기 받았네~"

허튼 세상살이 하느라 그때 받은 정기 다 없어지고 오늘 새로이 정기를 받으러 간다.

집결지는 지하철 2호선 호포역에서 오전 10시.

10시...10여 분을 지나 울산친구 Y가 왔다. 멀리서 오리라 생각지도 못했던 터라

반가움이 크다. 그리고 이어 H K, K는 어부인과 귀여운 아들래미를 동반했다.

참석이 가능할 것 같다는 친구들이 이런저런 일이 생겨 함께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인사를 전화로 전한다.

그럼 총 6명? 그래 "렛쯔 가자~~!!!!" 번개란 순간모임이라 오붓하다.

10시 15분 경 호포역 옆의 지하차도를 지나 산들머리 쪽으로 걸어 오른다.

경사도가 심한 시멘트길을 걸어 올라 호포새마을 갈림길.

왼쪽 길로 접어 들어 들머리가 되는 [호포농장]을 향해 걷는 길 금호사(사당)의 담장 너머로

능소화가 피어 넌출대고 있다.

[호포농원]에서 왼쪽으로 난 산행들머리를 접어들어 묵밭도 지나고계곡의 물소리로

땀을 식히며 걷는데 누군가의 "아직 여기네~" 의 소리에 돌아보니 야~친구G다.

반가움과 기쁨과 고마움이 한데 엉겨 붙는다.

이젠 7명이다. 군데군데 약한 비알이 더위에 지친 몸에서 땀을 빼낸다.

20여 분만 더 오르면 [금정 하늘릿지]의 들머리인 임도를 만나게 된다.

아...근데... 몇 발 앞서 헉헉대며 가던친구 하나가 된비알의 길을 피해 옆길로 샜다.

"어...그 길이 아닌데... 이쪽이야~"

Y친구 왈 "H 이리로 내려오라면안 내려올 걸...우리가 그냥 따라 올라가자."

그렇게 해서[금정 하늘릿지]가 아닌[금정산 북능] 가까이로 접어들고 말았다.

호포농원에서 30여 분 오르면만나게 되는 임도를 1시간이나지나 만났지만 [하늘릿지]

오르는 들머리와는 멀어져 있었다.





임도에 올라 길섶의 산딸기 붉은유혹에 넘어가 우린 달콤새콤한 그 맛을 느끼고 말았다. ^^

임도에서 다시 산길로 접어들어 20여 분 이미 온 몸은 땀으로 흠뻑 젖었고

거친호흡을 다스리려 잠깐의 휴식을 취하며 눈을 들어 본 금정산의 암봉들과 고당봉.

지친H 친구는 "그냥 여기서 밥 묵고 가자." "먹고나면 더 못 오른다. 정상까지 가서 먹자."

Y 친구와 G 친구가조금만 더 걷자며 앞장을 서고 30여 분 더 걷다가 정상 정복 전에 밥상을 펼쳤다.

12시 30분 경, 산을 오르고 2시간을 좀 더 지나 점심을 먹었다.





K 친구가 준비해 온 족발과반찬에다 막걸리 한 잔을 곁들여 맛있는 점심시간이다.

식사와 휴식을 취하고 다시 출발~!

산죽이 빽빽한 길을 군데군데 걸린 등산팀의 시그널을 확인하며 걷다가 집채 만 한 바위를 만나

돌아 우회도 하고 타고 올라 전망도 보고....





배경이 좋으니H친구의궁디가 괜찮아 보인다..ㅋㅋㅋ~.

K친구와 Y친구 '영차영차~' 줄다리기가 아닌 스틱당기기를 한다.

이렇게 올라 바위에 뿌리박고 수 백년을 살았음직한 소나무와 나란히 하고 몇 장의 기념사진을

남기고 다시 오르기다. 빤히 보이는 고당봉은 걸어도 걸어도 그 자리다.

헉헉대고 오르며 하는 말 "저기 까지만 가면 고생 끝 행복 시작이제..."

그래 고생에도 끝은 있는 법. 2시 10분 경 드디어 마루금을 밟았다.

양산 동면에서 장군봉을 거쳐 고당봉으로 가는 길의 마루금이다.

다들 치쳐 있던 몸에 다시 활기가 돈다.



예상보다 많이 걸린 시간탓에 식수고갈... Y가 신사도를 발휘해 식수를 보충하러 갔다.

양산 [마애여래좌상]이 있는 곳까지.... 그새 우린 이렇게 휴식을 취하고...



H친구는 서울서 학원장을 하고 있는 S친구에게 자신의 배가 X배가 아님을 보여 줘야 한다며

사진을 찍어라 한다. '열중 쉬엇'에다 숨까지 멈추고...

아마 카메라 셔터를 조금 더 있다 눌렀다면 호흡장애를 일으켰을는지 모른다.~~

고당봉 오르기.

작년만 해도 로프를 잡고 오르던 암봉들 위에 나무계단을 놓아 편리하게는 해두었는데

자연훼손인 것 같아 "꼭 이렇게 해야 했나..." 싶다.



그래도 아랫 쪽에선 아직 암봉을 타고 올라야 한다.

K 친구의 늦둥이 아홉살 먹은아들래미가 어찌나 잘걷던지 다람쥐 같다.



힘들게 오른 금정산 정상 고당봉에서 한 장의 기념 사진도 남기고...

하산이다. 고생 끝 행복 시작이다.

고당샘 물로 목을 축이고 북문에서 금정마을 쪽으로 하산이다.

하산길에 하산주가 없어서 될 일인가.



파전에 막걸리에 국수까지 계곡물에 발 담그고 먹으니거의 다섯 시간 걸었던 피로가 엔돌핀이

되어 기분이 그저 좋기만 하다.



오후 4시 30 분.

무사히 산행을 마치고 하산길....금정마을로 내려가는 뒷모습들이 참으로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