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첫 번개산행
번개산행 후기 적다 두 번씩이나 날려 먹고 이젠 도전을 넘어 극복의 정신으로 다시 쓴다.
7월 6일. 견우직녀달이란 고운 이름으로도 불리는 달 초 엿새, 첫 번개산행이다.
산행지는 [금정산 하늘릿지]. 금정산이 어떤 산이던가? 우리 국토의 등줄기 태백산맥의
마지막 부분이고 부산의 진산이며, 우리 학교 교가에도 나오는 산이 아니던가?
"태백산맥 금정산 뻗어 내려와 햇살 같이 부지런한 정기 받았네~"
허튼 세상살이 하느라 그때 받은 정기 다 없어지고 오늘 새로이 정기를 받으러 간다.
집결지는 지하철 2호선 호포역에서 오전 10시.
10시...10여 분을 지나 울산친구 Y가 왔다. 멀리서 오리라 생각지도 못했던 터라
반가움이 크다. 그리고 이어 H와 K, K는 어부인과 귀여운 아들래미를 동반했다.
참석이 가능할 것 같다는 친구들이 이런저런 일이 생겨 함께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인사를 전화로 전한다.
그럼 총 6명? 그래 "렛쯔 가자~~!!!!" 번개란 순간모임이라 오붓하다.
10시 15분 경 호포역 옆의 지하차도를 지나 산들머리 쪽으로 걸어 오른다.
경사도가 심한 시멘트길을 걸어 올라 호포새마을 갈림길.
왼쪽 길로 접어 들어 들머리가 되는 [호포농장]을 향해 걷는 길 금호사(사당)의 담장 너머로
능소화가 피어 넌출대고 있다.
[호포농원]에서 왼쪽으로 난 산행들머리를 접어들어 묵밭도 지나고계곡의 물소리로
땀을 식히며 걷는데 누군가의 "아직 여기네~" 의 소리에 돌아보니 야~친구G다.
반가움과 기쁨과 고마움이 한데 엉겨 붙는다.
이젠 7명이다. 군데군데 약한 비알이 더위에 지친 몸에서 땀을 빼낸다.
20여 분만 더 오르면 [금정 하늘릿지]의 들머리인 임도를 만나게 된다.
아...근데... 몇 발 앞서 헉헉대며 가던친구 하나가 된비알의 길을 피해 옆길로 샜다.
"어...그 길이 아닌데... 이쪽이야~"
Y친구 왈 "H 이리로 내려오라면안 내려올 걸...우리가 그냥 따라 올라가자."
그렇게 해서[금정 하늘릿지]가 아닌[금정산 북능] 가까이로 접어들고 말았다.
호포농원에서 30여 분 오르면만나게 되는 임도를 1시간이나지나 만났지만 [하늘릿지]를
오르는 들머리와는 멀어져 있었다.
임도에 올라 길섶의 산딸기 붉은유혹에 넘어가 우린 달콤새콤한 그 맛을 느끼고 말았다. ^^
임도에서 다시 산길로 접어들어 20여 분 이미 온 몸은 땀으로 흠뻑 젖었고
거친호흡을 다스리려 잠깐의 휴식을 취하며 눈을 들어 본 금정산의 암봉들과 고당봉.
지친H 친구는 "그냥 여기서 밥 묵고 가자." "먹고나면 더 못 오른다. 정상까지 가서 먹자."
Y 친구와 G 친구가조금만 더 걷자며 앞장을 서고 30여 분 더 걷다가 정상 정복 전에 밥상을 펼쳤다.
12시 30분 경, 산을 오르고 2시간을 좀 더 지나 점심을 먹었다.
K 친구가 준비해 온 족발과반찬에다 막걸리 한 잔을 곁들여 맛있는 점심시간이다.
식사와 휴식을 취하고 다시 출발~!
산죽이 빽빽한 길을 군데군데 걸린 등산팀의 시그널을 확인하며 걷다가 집채 만 한 바위를 만나
돌아 우회도 하고 타고 올라 전망도 보고....
배경이 좋으니H친구의궁디가 괜찮아 보인다..ㅋㅋㅋ~.
K친구와 Y친구 '영차영차~' 줄다리기가 아닌 스틱당기기를 한다.
이렇게 올라 바위에 뿌리박고 수 백년을 살았음직한 소나무와 나란히 하고 몇 장의 기념사진을
남기고 다시 오르기다. 빤히 보이는 고당봉은 걸어도 걸어도 그 자리다.
헉헉대고 오르며 하는 말 "저기 까지만 가면 고생 끝 행복 시작이제..."
그래 고생에도 끝은 있는 법. 2시 10분 경 드디어 마루금을 밟았다.
양산 동면에서 장군봉을 거쳐 고당봉으로 가는 길의 마루금이다.
다들 치쳐 있던 몸에 다시 활기가 돈다.
예상보다 많이 걸린 시간탓에 식수고갈... Y가 신사도를 발휘해 식수를 보충하러 갔다.
양산 [마애여래좌상]이 있는 곳까지.... 그새 우린 이렇게 휴식을 취하고...
H친구는 서울서 학원장을 하고 있는 S친구에게 자신의 배가 X배가 아님을 보여 줘야 한다며
사진을 찍어라 한다. '열중 쉬엇'에다 숨까지 멈추고...
아마 카메라 셔터를 조금 더 있다 눌렀다면 호흡장애를 일으켰을는지 모른다.~~
고당봉 오르기.
작년만 해도 로프를 잡고 오르던 암봉들 위에 나무계단을 놓아 편리하게는 해두었는데
자연훼손인 것 같아 "꼭 이렇게 해야 했나..." 싶다.
그래도 아랫 쪽에선 아직 암봉을 타고 올라야 한다.
K 친구의 늦둥이 아홉살 먹은아들래미가 어찌나 잘걷던지 다람쥐 같다.
힘들게 오른 금정산 정상 고당봉에서 한 장의 기념 사진도 남기고...
하산이다. 고생 끝 행복 시작이다.
고당샘 물로 목을 축이고 북문에서 금정마을 쪽으로 하산이다.
하산길에 하산주가 없어서 될 일인가.
파전에 막걸리에 국수까지 계곡물에 발 담그고 먹으니거의 다섯 시간 걸었던 피로가 엔돌핀이
되어 기분이 그저 좋기만 하다.
오후 4시 30 분.
무사히 산행을 마치고 하산길....금정마을로 내려가는 뒷모습들이 참으로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