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유천지비인간
問余何意棲碧山(문여하의서벽산)왜 푸른산에 사느냐고 묻는다면
笑而不答心自閑(소이부답심자한)그저 웃을 뿐, 대답은 않아도 마음은한가롭네
桃花流水杳然去(도화유수묘연거)복사꽃이 물길 따라 아득히 흘러가나니,
別有天地非人間(별유천지비인간)따로 세상이 있지만 인간세상은 아니로세
중국 낭만주의 시인 이백(李白)의 시, 산중문답 (山中問答)에 나오는 구절이다.
7월 12일 거창의 별유산을 찾았다.
`별유산`은 그 모양새가 쇠머리를 닮았다 하여`우두산(牛頭山)`으로 불리기도 한다.
옛 문헌에는 소금강이라 하였다 하니 그 선경은 미루어 생각해도알 수 있으리라.
산을 올라 풍광을 마주하니 이백(李白)의 싯귀 마지막 연이 어찌 그리 딱 맞아 떨어지던지....
별유천지비인간...그래서 별유산이던가...
오전 10시 30분 경 견암산장을 출발, 마장재를 향해 비알 오르기를 1시간 정도.
드디어 마장재 산마루금을 밟았다.그리고 이정목이 알려주는 왼쪽으로 별유산(우두산)을 향해 걷는다.
15분쯤이나 걸었을까... 먼저 일찌감치 산을 치고 오르던 님 한 분이 신사도를 발휘해 뒤쳐져 있던
우리 일행을 기다리고 있다. 고마운 님이시다.
암봉이 시작되는 첫 구간에서 몇 장의 기념사진을 남기고 간혹은 로프에 의지하고
두 손과 두 발로 잡고 버티고 하면서 암릉구간을 지났다.
오늘의 목표지인 정상 의상봉 위로 구름이 노닐고 있다. 신선이 머무는 곳이던가?
기묘하게 생긴 바위, 이름이 있을텐데'촛대바위'로 불러주었다.
별천지로가는 길엔통천문(通天門)도 지나야 하거늘....
1,000 고지가 넘는 산, 구름도바위능선에 몸을 기대어쉬다 넘는다.
마장재에서 1시간 정도 암릉구간을지나왔을즈음 만난 이정목. 100여 미터 앞 별유샘이 있음을
알리고 있는데 재밌게도 [말랐어유]를 매직으로 써놓았다.식수보충 하러 갔다괜한 걸음질당하지
말라고 먼저 경험했던 산객이 써놓았을 테지...
정상 의상봉을 향해 가는 길에털중나리와 눈맞춤도 하고....
정상인 의상봉이 점점 눈 앞으로 다가온다. 수없는 저 층층이 계단을오르면 신선이 되려는가...
뒤돌아 본 바위 봉우리...
세속에 찌든 마음자락 저 바위에 척척 걸쳐놓아 햇살, 바람, 구름에 말갛게바래나 보랴...
점심식사 시간을 포함해 산을 오른지 3시간, 별유천지의 정상이다.
정상석을 모델로 한 장의 사진을 남긴다. 이 또한 着이 아닐까...
산을 내려 오는 길.
계곡물에 발을 담궈 피로도 씻고 더위도 조금 덜고 다시 내려서는 길에 만난 견암폭포, 그 높이가
80여 미터에 이른다고한다. 장대한 물줄기가 시원하다.
별유천지(別有天地)에 잠시 머물렀건만....
어쩔 수 없는 인간은 등짐 하나 또 다시 등에 업고 오늘을 살아가야 하느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