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반사다

못 보면 어쩌나...

풀꽃길 2008. 8. 20. 01:28




`름 속 깊이 여행을 하리라.`

계획을 세우고, 날짜까지 정해두고나서였습니다.

물로만 배를 채우던 蘭이 발그스럼한 꽃대 두 줄기를 올렸습니다.

그리고 꽃망울이 생기고수정같은 이슬을 마디마다 달았습니다.

여름여행 이틀 전, 꽃망울 하나가 꼭 다문 입술을 열었습니다.

아침에 열린 난꽃을 보고 한바탕 호들갑을 떨었지요.

蘭香... 그윽한 난향에코를 흠흠대며 하루를 보내고

다음날 여름여행 길에 올랐습니다.

한 주 가까이 비울 텐데 `그 새 다 피었다지면 어쩌나..`염려를 하면서...

그리고 여름여행을 즐기다 며칠만에 돌아온 집.

蘭이 열두 개의 꽃잎을 다 열어집안을 은은한 향기로 채워두고 있었습니다.

다음날 아침식전에 이리 고운 모습을 똑딱이에 담았답니다.

몇 해 전, 친정 어머니와 함께 D시의 문화예술회관에서 [사군자 수묵화작품전시회]

관람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어머니가 한 작품 앞에서 옴짝을 않고 계시기에 되돌아 갔더니

"이 글 한 번 읽어봐라." 하시더군요.

수묵화로 쳐진蘭 옆에 `하늘이 저리도 푸른 건 蘭이 꽃을 피웠기때문이라.`

글귀가 자그마하게쓰여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그 글귀에 마음이 앗겨작품 앞에 서 계셨던 거 였지요.

오늘 꽃을 피우고 있는 夏蘭에게 그 글귀를 얹어두고 싶습니다.

[하늘이 저리도 푸른 건 蘭이 꽃을 피웠기 때문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