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반사다

나와의 약속

풀꽃길 2008. 11. 4. 01:27

지난 9월 중순 한 날 지리산 중산리에서 지리망산을 하고 온 적이 있다.

그때 천왕봉을 바라보며 한 약속이 `이 가을이 다 가기전 너에게로 오리라.` 했다.

고루하고 융통성이 모자라는 난날마다 지나는 시간을 보며 `그 약속을 못 지키면 어쩌나...`

하는 맘에 은연 중압박을 느끼기도 했다.

드디어 이 가을이 다 가기 전 그 약속이 이루어졌다.

만추의 때 11월 2일 이른 8시 30분.

설레는 맘으로 중산리 들머리를찾아들었다.





기념으로 한 컷을 남기고.....

천왕봉 5.4km... 실은 근교산 5.4km엔큰 긴장감은 없었다.

그러나 빤히 올려다 보이는, 손 뻗으면 잡힐 듯한 저 길 5.4km... 어머니의 산이요, 민족의 영산이여서 일까

긴장감으로 가슴이 두근댔다.



법계사로 오르는 임도와 천왕봉을 오르는 산행들머리갈림길앞,법천골(칼바위골)계곡의 흐드러진 단풍.

단풍계곡그 위로 천왕봉이 보인다.



망바위(1140m)

칼날같은 모양을 하고 선 칼바위를 지나고 출렁다리를건너 장터목 오름길을 왼편으로 두고

망바위를 향해 오른다.산에서 하루를 묵고 천왕봉 일출을 보고 내려오는 듯한 젊은이

몇몇이 지나면서 큰 소리로 외친다 "흙~~~흙~~~흙~!!!"

그 소리에 온통 돌로 이루어진 길을 보며 `클~클~` 웃음이 나왔다. 천지도 모르고 웃었던 웃음이었다.

중산리 출발 후 1시간 30여분...망바위에 올라 중산리 쪽을 내려다 보며 잠깐의 휴식을 취하고다시

오른다.헉헉대고 가파른 길을 오른지 두 시간 로타리대피소다.





로타리대피소

걸어온 길보다 정상까지 걸어갈 길이 적게 남았다.

로타리대피소에서 그대로 법계사로 들어선다.



법계사.

고도 1450m에 자리한,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앉은 절집이다.

한국전쟁 당시에는 빨치산의 지휘본부가 되어야 했던 곳....

일본의 침략 흔적... 빨치산의 아픈 역사만 지닌 산인 줄 알았더니...




법계사 적멸보궁 아래에서 또 하나의 흔적을 남겼다. 된비알 오름을 남겨두고....

- 다음 포스트로 미루며...